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 원장

김진오 원장

[이투뉴스] 인류는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훨씬 이전 시대부터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왔다. 불의 지속적인 사용과 유지를 위한 불쏘시개 역할에서 시작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을 확대해 온 에너지원이 바이오매스다. 지금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를 선호하고 있지만 사용형태는 그 때와는 많이 다르다. 고체 형태의 목재칩이나 목재펠릿을 비롯해 액체 형태의 바이오알코올,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중유 등이 있고, 가스 형태의 바이오가스도 있다.

이들 중 고체 형태의 바이오에너지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그 동안 연료로서는 산림 목질계 바이오매스가 대부분이었다. 초본계 바이오매스와 가축분뇨 바이오매스의 경우 주로 동물사료용이나 농사용 퇴·액비용으로 고정화돼 연료가 아닌 원료로 일찍이 자리 잡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최근 연료로서의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초본계 및 가축분뇨 바이오매스도 상당한 잠재량을 보유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재생에너지원으로 정식 편입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분야에 포함토록 관련법(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중점사업 분야로 선정, 다양한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다. 가축분뇨를 방치함으로 발생하는 외부 불경제 보다 합리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얻는 외부경제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초본계 바이오매스인 케나프 등도 분명 바이오에너지군으로 분류는 되지만 당장 발전용 연료 등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장애요인이 존재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 운영지침’에 초본계 바이오매스 전소발전 사용범위가 명기되어 있지 않고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운영에 관한규칙’에 국내산 가축분뇨와 초본계 바이오매스(케나프 등)의 가중치도 설정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시장신호가 없는 상태에서 발전소나 재조업체들이 시장진입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익히 경험한 바와 같이 태양광이나 풍력이 갖는 간헐성 문제를 바이오에너지가 해결해 준다면 안성맞춤형 재생에너지 조합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발전연료로 경제성이 없는데 시중에 유통시키다 보면 자칫 유사 오염물질 재료와 혼합하여 비정상적인 거래가 횡행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보급을 자제하다 보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이 처음부터 경제성이 있고 타 연료와 충분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판단돼 상용화 단계로 접어 들게 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정책의지를 갖고 RD&D(연구개발과 보급확산)를 통해 당당히 화석연료와 경쟁할 수 있도록 기초인프라를 구축해 줌으로써 주력 에너지원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원이 전통에너지에 비해 고용창출효과가 배나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식물용 바이오매스는 제로탄소배출량(Zero Carbon Emission)실현으로 기후변화협약의 효자노릇을 똑똑히 하고 있다. 더불어 동물용 가축분뇨는 방치보다는 처리를 통해 보다나은 해결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할 ‘현자의 돌’이기도 하다. 또 농촌용 에너지로서 도시에너지와 구별된 사회적 형평성 유지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바이오에너지는 그린뉴딜이 지향하는 목표에 알맞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산림청 등 정부가 나설 차례다. 경상북도가 이미 그 가치를 인정하고 ‘경북형 가축분뇨 에너지사업 기본계획’ 수립을 전개하고 있다. 전북농업기술원도 목재펠릿 대체 작물로 ‘새만금 케나프 생산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검토되는 그린뉴딜 대상으로 산림계, 축분계, 초본계 바이오매스가 딱이다.

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장 jokim@bes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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