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 CDC그룹, 화석에너지 투자 중단하는 기후전략 수립
JP모건, 골드만삭스 등도 북극 석유시추 등 화석연료 투자축소

[이투뉴스] 영국정부 산하 개발은행인 CDC그룹이 개발도상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는 화석연료 사업들에 대한 재정지원(투자.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환경단체들은 파리기후협약을 따르는 회사들만 투자할 것을 약속하고, 해외 화석연료산업에 대한 은행의 파이낸싱을 중단할 것을 요청해왔는데 은행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CDC그룹은 대부분의 석유와 석탄 생산 등 해외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고, 기후 파이낸스로 지출의 3분의 1을 돌린다는 새로운 기후전략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석탄 채굴과 석유, 가스 생산, 신규 또는 기존 발전소, 석탄과 중유 정유소 등에 자금지원이 중단된다. 

영국정부는 해외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지원을 멈춰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파리기후협약에 서명한 이후부터 공공자금 30억파운드가 오염을 일으키는 해외사업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내년 UN기후협약을 주최하기 전 해외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재정지원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수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 투자사인 CDC그룹의 새로운 기후전략팀은 투자하고 있는 회사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는지, 기후 위기를 준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닉 오도노호 CDC 최고경영자는 “기후변화는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다. 우리의 모든 투자 결정에 앞서 기후변화 전략을 수립한 이유다”고 말했다. 

CDC그룹은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돕기 위해 가스화력발전소에 소규모 투자만을 허락할 예정이다. 아울러 폭넓은 기후전환 계획에 맞춰 조정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나라에 대해서만 지원할 계획이다. 

이같은 결정은 화석연료에 대한 완전한 재정지원 중단을 외치는 기후캠페인 단체들이 비난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에너지 접근성이 매우 제한된 지역에서 보통 규모의 화석연료 투자로 얻는 사회·경제적 이득이 배출로 인한 피해보다 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수행한 아프리카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가스화력발전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와 함께 동시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투자은행들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이를 수용하는 은행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금융사인 JP모건체이스는 북극권 석유시추에 대한 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석탄 채굴에 대한 대출도 단계적으로 삭감해 나가겠다고 했다. 회사 내 경제학자들이 기후위기가 인류생존을 위협한다고 경고하면서다. 

이와 함께 JP모건은 2000억달러를 청정에너지 사업과 지속가능한 개발 등 환경과 경제 개발에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석유시추와 북극시추 탐사, 석탄 채굴을 위한 파이낸싱을 제외시키기로 한 미국 내 첫 은행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은행의 녹색약속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엄청난 재정지원 규모 때문에 작아보인다고 지적했다. 파리기후협약 체결 이후부터 JP모건은 셰일 프랙킹과 북극 석유탐사에 750억 달러를 지원해왔다. 향후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 규모가 실제로 얼마나 축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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