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한전 등 제주 출력제한 해소대책 논의
케이블 문제로 ±140MW 범위서 변칙적 운영
북당진~고덕 육상HVDC는 연말께나 상업운전

▲북당진~고덕 구간 HVDC 중 북당진측 변환소
▲북당진~고덕 구간 HVDC 중 북당진측 변환소

[이투뉴스] 제주도와 전라남도 진도군 사이 해저에 설치된 제2연계선(HVDC. 초고압직류송전선)을 이용해 제주지역 재생에너지 잉여전력 일부를 육상으로 송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초의 육상 HVDC인 북당진~고덕 35km구간은 당초 계획보다 반년 가량 지연된 올해 말이나 상업운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한전과 전력거래소, 전력연구원, 전력계통 전문가 등과 내부회의를 갖고 제주지역 태양광·풍력 출력제한(Curtailment) 해소대책 일환으로 '제2 HVDC 역송(逆送) 방안'을 논의했다.

육지 전력을 받아쓰는 용도로만 사용해 온 HVDC 일부를 제주 잉여전력 송전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지,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 지 등을 전력당국 및 전문가와 사전검토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제2연계선은 2014년 준공된 전류형 HVDC다. 준공 당시 알스톰이 “육상과 제주간 양방향 송전이 가능하며, 제주 신재생 전력을 향후 육상으로 수송하는데 활용될 전망”이라고 홍보했었다.

송전능력은 회선당 200MW씩 400MW이며, 현재 한전과 GE 합작사인 KAPES가 관리·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검토회의에서 드러난 역송방안은 ‘양방향’이라 부르기 애매한 변칙적 형태다. 제2연계선 변환설비는 1~2분내 송전방향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만, 케이블은 단시간 내 극성을 바꿀 경우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육지로의 역송은 최소 6시간 전부터 해당 연계선 송전을 최소부하(20MW)로 낮춰 미리 준비해야 하며, 송전 가능용량도 정격 400MW가 아닌 ±140MW 범위 안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령 2개 회선 중 1개 회선을 이용해 제주전력 160MW를 육지로 송전하면, 다른 회선이 육지전력 20MW를 제주로 보내 140MW만큼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제2연계선 회선당 최대 송전량은 150MW 안팎이다.

만약 전력수급 여건이 바뀌어 다시 육상전력을 제주로 보내야 한다면, 또다시 6시간의 케이블 휴지(休止)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수백MW 단위로 불어나고 변동성이 커지는 여건을 감안하면 미봉책이 될 수 있다.

한전이 제주전력을 육상으로 역송한 전례는 아직 없다.

전력당국의 한 관계자는 “제2HVDC 건설 당시부터 부족한 전력을 육지에서 받을 생각만 하고 역송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전 입장에선 고장 시 파급영향이 커 역송자체가 꺼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력계통 한 전문가는 “제2연계선 건설당시는 양방향 전송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실제 그런 운영이 필요할지 생각하지 않고 추진했다가 막상 해보려고 하니 기술적 문제로 사실상 안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이렇게 문제를 완화할 수 있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제2HVDC가 제주 관광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수급을 지원하고 있다는 GE측 리포트. ⓒGE 갈무리
▲제2HVDC가 제주 관광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수급을 지원하고 있다는 내용의 GE측 리포트. ⓒGE 갈무리

기존에 설치된 해상 HVDC 운용방안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사이 국내 최초의 육상 HVDC는 사전 시운전 일정 지연으로 상업운전 순차 연기가 불가피 한 상황이다.

한전에 의하면 북당진~고덕(삼성전자)간 HVDC는 지난 5월까지 무부하 시험을 끝내고 현재 실제 전력을 보내는 부하시험을 벌이고 있다. 무부하 시험은 변압기나 차단기, 밸브 등이 설계값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과정으로 지난달말 정상 완료했다.

이 과정에 GE측이 납품한 HVDC용 CTR(변환용변압기) 부싱에 이상가스(ARC)가 발견돼 변환소 가벽을 뜯고 대체품으로 재설치하는 해프닝이 있었으나 주말작업 등을 통해 시운전 중단기간을 단축했다.

북당진~고덕 HVDC는 현재 최소부하인 150MW부터 최대부하인 1500MW까지 서서히 출력으로 올려가며 변환설비 등이 정상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부하시험 중이다. 6시간 100% 통전테스트를 끝냈고, 향후 2개월간 2주간 연속운전 등을 수행하게 된다.

앞서 시운전 과정에 수전 측인 고덕 삼성전자 측에서도 전압변동 등의 이상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휴 신송전사업처 변환건설실장은 “최적으로 가면 오는 10월쯤 시운전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완벽을 기하는 차원에서 꼼꼼하게 챙기다보면 다시(준공시점이) 길어질 수 있다”면서 “계통내 HVDC가 앞으로도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운전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북당진~고덕 HVDC 당초 준공예정일은 올해 5월이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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