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신재생전력 활용한 수소생산기법 등 개발나서
아직은 비싼 가격이 걸림돌, 2030년 경쟁력 확보 전망도

[이투뉴스] 그동안 세계 기후변화 대응 수단의 중심은 태양광과 풍력이었다. 그 덕분에 재생에너지 산업은 성숙 단계에 진입하고 있지만, 파리 기후협약에서 약속한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에는 화석연료 이용율 하락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들이 수소차와 충전소 보급을 늘리고, 발전 연료로 개발하는 등 수소 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수소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철강과 시멘트, 화학 제조 산업은 높은 온도를 만들고, 화학 작용을 위한 원자재와 촉매제로 화석연료을 사용하는데, 이 화석연료를 대신할 연료로 ‘수소’가 떠오르고 있다. 화석연료 보다 훨씬 더 깨끗하게 연소할 수 있고, 화학 작용을 위해 탄소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사용해 만들어지는 녹색 수소는 완전한 배출 제로 에너지원이다. 수소는 자동차와 트럭, 선박, 난방 연료로 청정한 대안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수소, 석유 대체 무공해 에너지원 부상

수소의 점화 온도가 매우 높고 공해 물질을 내뿜지 않아 깨끗하다. 현재 화석연료를 대체할 경우 산업에서 배출되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까지 줄일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다. 철강 산업에서 수소는 석탄 대체제로 사용될 수 있다. 열 뿐만 아니라 제련에 사용돼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아닌 수증기만을 배출한다.

수소는 물에 전류를 보내 산소와 수소 원자를 분리하는 전기 분해 방법이 있다. 현재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천연가스 분자에서 추출된 것이다. 이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소가 생산될 때까지 천연가스를 가열하는 열분해와 같은 기술도 있다. 고체 형태의 탄소가 배출돼 대기 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저장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유럽, 일본 개발 박차

유럽 연합은 2030년까지 40GW의 재생 수소 전해조(renewable hydrogen electrolyzers)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세계 최대 발전소인 중국 쌴샤댐 용량의 2배에 맞먹는 규모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2700억 유로의 공공, 민간 투자를 모으고, 세계 수소 시장의 시동을 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기후 내각은 녹색 수소가 독일의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데 녹색 수소가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독일은 2050년까지 배출 제로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수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에너지원 다각화를 위해 수소 연료 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교통과 전력 발전에 수소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인 10GW 규모의 수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 충전소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전환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6개 도시에 수소 버스와 수소 충전소 등을 보급해 수소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6500대 연료 전기차가 시장에 나와있다.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회사들과 대기업들도 수소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미츠비시 파워 아메리카 Inc.는 미국에 수소 가스 화력발전소 3곳 건설을 발표했다. 독일의 RWE는 철강 제조사 티센크루프 AG에 수소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영국의 ITM 파워, 세레스 파워, 스웨덴의 파워셀, 노르웨이의 넬 ASA가 수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호주의 인피니트 블루 에너지 사는 호주 주식 시장에 상장되는 첫번째 수소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회사 엔터지 사도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미츠비시 파워와 손을 잡고 수소 생산에 투자하기로 했다.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수소 항공기 설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탄소 제로 여객기 운행을 계획하고 있다.

◆비싼 가격이 숙제  

많은 회사들은 수소 기술이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수소의 수익성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 녹색 수소 제조에는 kg당 2.5~4.5달러의 비용이 든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전기분해의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녹색 수소는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저비용 수소에 비해 경쟁성을 갖추기 위해서 1달러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

아울러 수소의 저장과 수송, 운반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저밀도 특성으로 저장이 어렵고, 화석연료에 비해 수송에 드는 비용이 높다. 그러나 기술 혁신과 산업 규모가 커지면 비용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50년 전까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수소는 kg 당 0.7달러에서 1.6달러로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천연가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시점을 2030년으로 보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최종 사용자가 지불하는 비용이 현재보다 60% 떨어질 것이라고 수소위원회는 전망했다.

블룸버그 NEF의 수소 경제 전망서에 따르면, 정부의 관련 지원 정책이 효과적으로 수립, 적용될 경우 수소는 205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의 2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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