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불편한 민낯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디지털 중심의 비대면 언택트(Untact) 문화가 익숙해지면서 숨기고 싶은 과거의 행적부터 개인 신상정보까지 낱낱이 공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시 말해, 언택트 시대를 살아가면서 비대면이나 온라인 등의 단어가 일상이 되어 버린 만큼 온라인 평판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속성상 한번 올렸던 글이나 사진, 동영상 등은 디지털 기록물로 남게 되는데, 온라인이 활발해진 요즘에는 과거에 지웠던 게시물이라도 누군가에 의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개인의 경우 주변 사람들의 평판부터 취업하는 과정에서까지 과거의 게시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 있고, 기업은 매출증대로 이어질 만큼 중요한 브랜드 평판 및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온라인 활성화에 따른 개인 초상권 침해도 문제다. 실제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면서 온라인 속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사진을 캡처해 SNS나 커뮤니티 등에 올리는 등 개인 초상권 침해 관련한 문제가 떠오른 사례가 있다. 본인의 허락 없이 사진을 마음대로 개인 계정에 올린 것뿐만 아니라 그 밑으로 소위 말하는 얼평, 몸평을 하는 댓글들로 희롱하고, 성적 대상화하는 합성사진이 공유되는 2차적인 피해까지 발생할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인터넷에 한번 노출된 글, 사진, 동영상 등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급속도로 퍼져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다른 사람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내 개인 정보 역시 쉽게 노출되고 누군가 쉽게 저장해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내 정보를 빼갔는지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스스로의 힘만으로 온라인 피해를 모두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디지털 장의사 업체 탑로직 박용선 대표는 “사회적으로 점점 고립되고 있는 디지털 피해자들에게 있어 잊혀질 권리는 절실할 수밖에 없다”며 “잊혀질 권리란 인터넷을 이용하는 모든 개인이 온라인 사이트, 커뮤니티, SNS 등에 게재된 자신의 정보나 자료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잊혀질 권리가 필요한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직접 나서서 일일이 게시물 등을 삭제해주며 잊혀질 권리를 실현시켜주는 가장 대표적인 직업군으로 디지털장의사를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장의사는 피해자들로부터 의뢰를 받은 후 전문 삭제 시스템을 가동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거 기록물을 삭제해주는 일을 한다. 과거 디지털장의사는 죽은 사람들의 유언에 따라 개인 이메일, 게시글, 인터넷 거래 내역 등 디지털 유산을 정리하는 사람들로 여겨졌으나, 오늘날 개념이 확장되면서 디지털 피해자들의 잊혀질 권리를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간혹 모든 디지털 게시물들을 삭제해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박용선 대표는 “디지털 장의사는 개인의 신상 보호를 가장 우선으로 목표에 두며 만들어진 직업”이라며 “신분세탁이나 증거인멸, 알권리 침해 등과 연관된 불법적인 작업들은 진행하지 않는다. 개인이나 기업 또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저지른 범죄를 삭제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삭제를 진행하고 모니터링 기간을 정해 재유포 될 가능성을 확인 주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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