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겨울은 몇 차례 강한 혹한이 예상된다고 하니 거기에나 기대할 수밖에 없다. 날씨변화에 민감한 경영환경이 여전하다는 게 아쉽다

올해 들어 판매실적 감소세가 빨라진 것도 우울하지만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조짐이 없는 게 더 큰 걱정이다. 인건비와 안전관리비 등 고정비용이 원가의 90%를 차지하다보니 원가절감에 한계가 있다

경영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도시가스사 임원진의 하소연이다. 수도권 7개사의 경우 회사별로 차이가 나지만 3분기까지 누계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5%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대규모 수요처인 산업체 가동률이 급락한데 기인한 것이라지만, 판매물량 감소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닌데다 갈수록 둔화세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는 상장 도시가스사의 경영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7곳의 1~3분기 경영실적을 보면 매출이 늘어난 곳은 단 한곳도 없으며, 영업이익도 제자리수준인 한곳을 빼곤 모두 20~60%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회사가 각각 4곳인 상황과 대조된다.

상황의 심각성은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 평균기온 상승 등 외적인 것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경쟁력 약화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상황을 반전시킬 요인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아직도 '천수답 사업'이라 불릴 만큼 기온 등락에 큰 영향을 받는 도시가스 판매는 12월부터 시작해 다음해 2월까지의 실적이 1년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도시가스사 실무진들이 기상예보를 주시하는 이유다.

하지만 더 이상 도시가스산업이 하늘에서 내려주는 비만 쳐다보는 천수답형 산업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경영체질 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외생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화가 절실한 것이다.

서울도시가스가 IT 전문기업 에스씨지랩과 손잡고 모바일 고객센터 서비스 가스앱을 통해 태양광 서비스 등 에너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나가는 것이나, 해양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사업, 지역과 연계한 스마트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차세대 IT플랫폼을 구축해나가는 것은 눈여겨볼만하다.

이제 도시가스산업은 지난 40여 년간 국민연료로서 쌓아온 성과와 한계를 냉정히 평가하고, 지속성장을 꾀할 실효적인 전략 로드맵이 절실한 시점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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