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가스 등 난방연료 세대교체에 10년새 연탄소비 60% 감소
”3년 내 공장 절반 사라질 것, 고유가에도 연탄으로 복귀 없다”

[이투뉴스] 국내 연탄산업이 소비량 감소로 갈수록 위축, 소멸의 길로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진단이다. 10년 동안 연탄소비가 6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연탄소비 감소에 따라 10년 동안 가동을 멈춘 연탄공장은 20개가 넘고, 살아남은 공장도 3년 이내에 절반이 문 닫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연탄 소비감소는 한국석탄공사의 ‘국내 석탄 수급동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전체 석탄(무연탄)량은 208만톤이었으나 2012년 209만톤, 2014년 174만톤, 2017년 148만톤으로 감소하다가 결국 지난해 108만톤까지 주저앉아 10년새 48%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량 역시 2010년 269만톤에서 2012년 242만톤, 2014년 187만톤, 2017년 131만톤, 지난해 117만톤으로 57% 줄었다.

국내 무연탄은 주로 연탄으로 쓰인다. 발전용으로도 일부 소비되지만 연탄이 전체 소비량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연탄 소비량은 2010년 185만톤에서 2012년 183만톤, 2014년 162만톤, 2017년 107만톤까지 떨어졌다. 특히 2018년 91만톤으로 100만톤 아래까지 떨어진 소비는 지난해 77만톤을 기록해 10년 사이에 58%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재고는 쌓이기만 하고 있다. 국내 석탄재고는 2010년 185만톤에서 2012년 162만톤, 2014년 161만톤, 2017년 244만톤, 지난해 249만톤으로 34% 증가했다. 석탄공사는 재고가 쌓이면서 무연탄을 저장할 수 있는 28만톤 규모의 저탄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탄소비가 매년 감소하면서 이를 만드는 연탄공장 역시 갈수록 숫자가 주는 상황이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이 밝힌 ‘국내 연탄공장 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전국 연탄공장은 50개였으나 2012년부터 서서히 줄어 올 5월 39개소까지 감소했다. 연탄을 생산하지 않는 비가동 공장을 제외하면 30개까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10년만에 40%의 연탄공장이 사라진 셈이다. 이렇게 연탄공장이 감소하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타 지역에서 생산하는 연탄을 구입하기 위해 추가운송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연탄소비가 매년 줄어드는 것은 타 연료로의 전환, 연탄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감소, 청정에너지 선호 등 여러 요인이 겹친 탓으로 해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18년 ‘중기 에너지수요전망’ 보고서에서 무연탄 소비감소가 기름보일러와 도시가스 보급확대에 따른 난방연료 세대교체로 인한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 지구온난화가 불러온 기후이변으로 예년에 비해 온화해진 겨울철 기온과 2014년부터 시작된 유가급락으로 LNG가 하방압력을 받으면서 타 에너지로의 대체가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이 국내외에서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자 정부가 연탄가격을 올리고 연탄제조비 보조금 폐지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2018년 연탄가격을 19% 인상하자 그 해 연탄소비는 전년대비 15% 감소했고 가격을 동결한 2019년도 14%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석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월만 해도 40개를 넘어섰던 연탄공장이 일년새 10개 넘게 줄어든 것을 볼 때 연탄업계는 조정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탄을 소비하는 가구는 대개 에너지바우처 쿠폰을 사용하는 생활보호대상자 뿐이라 연탄공장도 3년 내에 시·도마다 하나 정도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6개 광역시, 8개도에 연탄공장이 하나씩 남는다면 15개 공장만 남는 셈이다. 또 “최근의 안정된 석유가격이 연탄소비 감소에 한 몫했다”며 “연탄에서 타 연료로의 전환이 끝난 경우 추후 석유가격이 크게 오르더라도 연탄으로 복귀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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