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가속화하고 유망 신산업 육성·지원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 설치 추진

[이투뉴스] "2050 탄소중립은 한 세대 30년을 내다보고 결정한 길이고, 한 세대에 걸쳐 준비하고 이행해 가야하는 지난한 과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7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확정·발표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안(案)'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말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우리 정부가 어떤 정책과 수단으로 실현해 갈지 정리한 일종의 계획서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환경부, 과학기술부, 국토부, 해양부 등 사안에 따라 티격태격 해 온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세운 전략이란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일부 계획은 각 부처가 이미 개별적으로 추진 중인 기존 정책을 정리한 수준에 불과하며, 신(新)산업 창출을 운운하면서 산업구조나 시장제도에 대한 혁신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신유망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 등 3대 정책방향을 하위 10대 과제로 실현해 나가되 재정과 금융, 연구개발(R&D), 국제협력 등의 제도적 기반으로 이를 뒷받침한다는 게 골자다.

온실가스 감축 중심의 기존 '적응적 감축'을 '능동적 대응'으로 바꿔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한 새 경제사회 구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중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부문은 에너지전환 가속화, 고탄소 산업구조 혁신,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 도시국토 저탄소화를 하위 과제로 지목했다. 우선 에너지 공급부문에선 탄소발생량이 많은 석탄화력과 LNG발전은 기후·환경 비용 내재화와 CCUS로 대응하고, 재생에너지는 공급확대 정책과 ESS·수소 등 보조발전원을 활용하는 정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철강과 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다배출업종 전환을 위해 원료의 저탄소화를 추진하고, 수소·전기차 생산보급 확대와 인프라 확충을 통해 수송부문의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거주지 중심 전기차 충전기 2000만대 설치, 도심거점별 LPG충전소 수준의 수소충전소 확보를 추진하기로 했다.

신유망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정책은 이차전지와 바이오, 그린수소 등의 유망산업 육성과 그린 혁신기업 육성 등으로, 순환경제 활성화 정책은 제조공정의 원료와 연료 순환성 강화 및 선별 재활용 시스템 선진화와 재제조 산업 활성화로 방향을 각각 세웠다. 기존 추진정책과 차이가 없고, 상세 추진전략에 대한 별도 설명도 없었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 정책은 저탄소 경제사회로의 전환이나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과정에 일자리를 잃게 될 산업군을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역에너지산업 전환연구를 통해 에너지전환으로 위축되는 지역의 종합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맞춤형 직업훈련과 재취업 지원정책도 수립하기로 했다. 중앙정부 주도 탑다운 방식 탄소중립 정책은 지자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탄소중립 전략의 이행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과 예산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기존 특별회계 통폐합을 통해 가칭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하고,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기존 탄소가격 부과수단을 종합 검토해 재정운영 과정에 탄소배출 억제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정책금융기관의 녹색분야 자금지원을 2030년까지 현재의 2배로 늘릴 계획이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추진체계는 민·관 공동으로 구성하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칭) 신설과 위원회 행정을 지원하는 사무처 설치로 확보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대통령직속기구로 설치하며, 법적 근거 마련전까지는 기존 국무조정실 녹색지원단이 준비단 형태로 가동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어려운 여건아래서도 탄소중립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경제와 기업이 이를 감당하고 오히려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특유의 경쟁력과 전력이 있다는 믿음 덕분"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공감과 지지다. 탄소중립으로 향한 길에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