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처참한 피해를 보고 있는 국가의 공통점은 이렇다. 개인은 나몰라라 행동하고, 국가는 선제적 대응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국가의 일상은 무너지고, 생산과 소비가 중단되면서 가계는 물론 나라경제까지 휘청거리고 있다. 경제성장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하고 실업자와 실업률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빠르게 취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편이다. 물론 세계화 시대에 코로나19는 어느 한 국가가 아닌 지구촌이 함께 풀어야 할 위기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하게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이 있다. 바로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경제 사회 안보 측면에서 전염병 못지 않은, 어쩌면 그보다 더 파괴적인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폭염, 한파, 가뭄, 산불 등이 그걸 말해준다. 이들 재난은 그 자체로도 위협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지속가능한 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버클리 대학의 솔로몬 시앙 경제학 교수는 "기후변화로 2100년까지 전세계 GDP가 20%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일부 학자들은 기후변화로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안이 이렇게 심각한데 아직 많은 이들은 기후변화를 남의 일처럼 생각한다. 폭염과 한파가 새로운 일상이 된 것일까. 이미 드러난 위험이 분명한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행동은 더디기만 하다.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적극 나서고 정부와 기업은 정책과 경영 전략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할 때다. 

그나마 고무적인 일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이 ‘녹색성장’과 '탄소중립'이란 새 백신을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기후변화를 부정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상반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가 주목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기후변화 대응을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기후팀(Climate Team)을 꾸렸다. 첫 원주민계 내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뎁 할랜드는 전 정부에서 화석연료 탐사와 채굴을 허용했던 국유지에 대한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에너지부 장관에는 재생에너지 지지자인 제니퍼 글랜홀름을 발탁했다.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자넷 옐렌은 “탄소세는 탄소배출을 해결할 ‘퍼스트 베스트(First Best)’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파리기후협약 재가입과 함께 청정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2조 달러를 풀 예정이다. 행정부에 이어 상·하원 의회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이 돼 바이든 당선인의 기후 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극복 대응의 최우수 국가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잘 지켜왔듯 스스로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활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길 기대해 본다. 기후변화는 분명 코로나19보다 위협적이고 파괴적이다. 눈 앞의 코로나19가 언젠가 극복되면, 감당 못할 파고로 기후위기가 우릴 위협할지 모른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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