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우리나라는 2018년 한 해 253Mtoe(Mtoe=100만 석유환산톤)의 에너지를 수입했다.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전 세계 141개국 중 4위다. 반면 에너지생산은 45Mtoe로 세계 41위에 그쳤다. 에너지자급률을 높이는 재생에너지 비중도 4.3%에 머물러 세계 115위, 1차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1.9%로 세계 121위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기간 OECD국가 평균 신재생 발전비중은 26.6%, 非OECD국가 비중평균은 24.4%이다. 국가별 신재생 비중은 독일 36.7%, 중국 25.2%, 일본 21.6%, 미국 17.3% 순이다. 세계 각국의 명시정책시나리오(SPS)로 전망한 2040년 신재생 비중은 44%이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2030년 20%)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들 수치를 눈여겨 보실 것을 권한다.

막대한 양의 수입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처지지만 씀씀이는 여전히 헤프다. 2018년 기준 한해 석유소비량은 110Mtoe, 석탄은 81Mtoe, 천연가스는 48Mtoe로 각각 세계 7, 8, 15위를 기록했다. OECD로만 좁혀보면 각각 세계 3위, 3위, 8위다. 전력소비량은 572TWh(테라와트시)로 중국, 미국, 인도, 일본,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세계 7위 다소비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인구와 국토면적을 감안하면 한국의 에너지소비 중독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짐작해 볼 수 있다.

효율지표는 더 형편없다. 1차 에너지소비 원단위는 0.13TOE, 최종소비 원단위는 0.09로 각각 세계 105위, 97위다. OECD 37개 회원국 중에선 가장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쓰는 나라(1차 33위, 최종 34위)에 속한다. 같은 재화를 만들면서 영국‧독일(0.06TOE)보다 두 배의 에너지를 쓴다는 의미다. 이런 비효율만 걷어내도 당장 에너지수입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산업계는 전기요금 현실화나 온실가스 규제 얘기만 나오면 ‘앓는소리’부터 한다. 정부 역시 온갖 정체불명의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쓰면서 에너지효율투자에는 유독 인색하다. 우리 현실과 전 세계 동향을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정책 우선순위가 좀 더 명확해 질 것이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이같은 국내외 에너지통계와 이를 시각화 한 차트 및 그래프를 설명해주는 전시회가 햇수로 4년째 개최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울산 본원 도서관에서 열고 있는 ‘에너지 유산과 미래’展이다. 에너지전환은 과거에도 이루어졌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각종 통계와 자료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외부 순회전시가 어려워졌지만 연구원 유튜브 채널에 슬라이드 영상이 게시돼 있고 홈페이지 통계동향에서도 언제든 관련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객관적 에너지 지표를 통해 당면한 기후위기와 에너지수급 해법을 같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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