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체전력 42% 차지 석탄·가스는 39%

[이투뉴스] 지난 한 해 영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싱크탱크인 엠버(Embe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 수력, 우드펠릿으로 생산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지난해 영국 전력의 42%를 차지했다. 석탄과 가스를 이용한 전력 생산비중은 39%였다.

앞서 하절기에 잠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 발전량을 앞지른 적이 있지만, 연간 전체 전력 발전량을 합쳐 재생에너지가 발전 비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재생에너지의 맹활약은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전력 발전에서 석탄 이용이 크게 줄면서다.

엠버는 영국의 안정적인 풍력발전 공급이 이런 기록을 세운 주요인으로 꼽았다. 영국의 풍력 발전은 전체 전력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2015년보다 두 배 늘었으며 전년보다 약 5% 상승했다.  

반면, 가스화력발전은 5년 연속 하락세를 보여 전체 전력의 37%를 차지했다. 석탄발전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엠버의 찰스 무어 프로그램 리더는 “보리스 총리의 2030년 해상풍력 40GW 목표와 함께 가스 발전량은 올해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며 “영국은 기후변화위원회의 권고대로 가스화력 발전의 퇴출을 준비한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엠버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영국의 태양광과 수력 발전은 각각 4%, 2%를 공급했다. 전년에 비해 변동이 없었다.

우드펠릿을 태워 전력을 발전하는 바이오에너지는 소폭 상승해 전체 전력의 12%를 차지했다. 다만 우드펠릿은 재생에너지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갈수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영국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경향은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해 가게와 사무실,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후 지난해 한층 가속화됐다. 전력 가격이 하락하면서 석탄 발전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가장 저렴한 전력원인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믹스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게 된 이유다. 전력 시스템 운영사는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전력 공급으로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가스발전 가동을 잠시 중단하고 원자로 출력을 낮출 것을 요청했다.

엠버는 전력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더라도 재생에너지가 영국의 전력 시스템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내다봤다.

찰스 무어 리더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시켰으며 올해에도 재생에너지 발전이 화석연료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다만 원자력 발전량과 날씨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로 영국의 전력 부문 탄소 집약도는 꾸준히 증가했다. 전력 kWh당 이산화탄소 배출은 2018년 248g에서 2019년 215g, 지난해 181g으로 떨어졌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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