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일부 언론 및 야권에서 태양전지(셀)가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태양광모듈이 중국 제품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 치면 국산이라고 자랑하는 K2 전차도 파워팩 부품을 독일에서 만들고 있으니 독일 제품인가”

태양광모듈 원산지 논란이 끊이지 않자 출입처에서 만난 태양광업계 관계자가 한말이다. 이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 이후 야권에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흠집내기식 비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 및 일부 언론이 국내에서 생산된 태양광모듈에 들어가는 셀이 중국산이니 이를 국산으로 인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태양광모듈 시장에서 국산 점유율이 78%지만 핵심부품인 셀이 중국산이라 국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년 에너지공단이 국산 셀 비중이 20%로 추정된다고 발표하자 이들은 중국산 셀을 수입해 국내에서 조립하면 국산으로 인정하는 행위가 태양광산업에 불균형을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시장 점유율 통계는 최종 제조국 기준으로 발표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상품의 원산지 표기 기준은 내수용과 수출용이 다르다. 통계는 일관된 방식으로 작성 가능한 최종 제조국 기준으로 작성하고 있다. 태양광모듈은 최종적으로 국내에서 제조해 국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태양광산업협회도 셀이 모듈생산에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3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모듈생산에 필요한 각종 기술수준 등 제조공정에 대한 몰이해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일축했다. 실리콘 셀 효율향상이 한계에 달해 모듈공정으로 기술을 개발하면서 모듈산업이 고부가가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협회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하고 태양광제조산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라며 “연구개발과 시장개척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에너지전환에 기여하고 있는 태양광산업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오히려 종사자의 기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한국기업이 만든 국산품을 중국 부품이 들어가 중국 제품으로 치부하면 국산 자동차는 외제차”라며 “한화큐셀도 현지공장에서 태양광을 생산하지만 세계 어디서나 한국 제품으로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스마트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에는 중국과 베트남산이 많다. 그렇다고 두 휴대폰이 중국이나 베트남 제품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브랜드의 가치가 원산지를 결정하는 시대다. 국산화 논쟁으로 물고 늘어지는 측에게 갤럭시가 중국산인가 되묻고 싶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