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15m 백필터 적용한 여과집진장치 광양제철소서 실증
복합재생집진기술로 배출농도, 시설비, 설치면적 획기적 저감

[이투뉴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고성능, 저비용 집진기술이 실제 대형 사업장에서 적용돼 성능을 입증,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형 사업장에 더욱 강화된 먼지배출 허용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이번 상용화 기술이 적합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미세먼지연구단 박현설 박사 연구진은 ‘고성능 저비용 백필터 집진기술’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적용해 성공적으로 실증운전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집진기술은 에기연이 개발한 것으로, 미세먼지 배출농도를 기존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면서 시설비용과 설치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백필터 집진기는 전체 집진기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먼지배출 농도 및 작업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배출업체가 밀집된 산업단지는 조성된 지 20년 이상 된 곳이 많고, 환경설비가 포화된 상태로 설치·운영되고 있어 강화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집진기 설치공간이 매우 부족하다.

아울러 국내 중대형 집진기 수요업종인 발전, 철강, 시멘트 업체에 적용된 집진장치 교체시기가 도래하고 있어 높은 성능과 저렴한 시설비용, 운전비용을 보장할 수 있는 고성능 집진기 개발과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기연 연구진이 상용화에 성공한 복합재생 백필터 집진기술은 필터를 통과해 배출되는 청정가스를 백필터 내부로 흐르게 한 상태에서 압축공기를 분사해 탈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대비 먼지배출 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집진기 시설비용과 설치면적까지 동시에 절감이 가능하다.

집진기 필터에 먼지가 쌓이게 되면 필터가 점점 막혀 공기저항이 증가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필터에 포집된 먼지를 털어내는 탈진이 필요하다. 기존 기술은 여과 중인 필터 내부에 높은 압력의 공기를 순간적으로 분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필터 재생효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탈진 직후 개시되는 여과과정을 통해 먼지가 필터로 재유입 된다는 단점이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설치된 20만m3/hr 실규모 복합재생 Long Bag Filter 집진장치(붉은색 점선 내부설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설치된 20만m3/hr 실규모 복합재생 Long Bag Filter 집진장치(붉은색 점선 내부설비).

반면 이번에 상용화된 필터복합재생기술은 여과된 청정공기 일부를 여과방향과 반대로 흐르게 한 상태에서 압축공기를 분사해 탈진한 후 간격을 두고 여과를 재시작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필터 내부에 역기류가 형성된 후 탈진용 압축공기 분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낮은 공기압력으로도 효과적인 필터 재생이 가능하다.

복합재생기술의 필터 재생효율은 기존 기술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수명개선으로 더욱 안정적인 집진장치 운전이 가능하다. 또 기존 기술로는 탈진이 어려워 힘들었던 길이 10∼15m의 백필터를 적용할 수 있어 집진기 설치면적을 5m 백필터 적용조건과 비교해 5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에기연의 복합재생 백필터 집진기술은 2017년 12월 한빛파워에 기술이전이 이뤄져 2017년부터 2020년 5월까지 국가전략 프로젝트인 집진저감 분야 실증화 사업을 통해 상용화가 완료됐다. 실증화에 적용된 복합재생 백필터 집진장치는 광양제철소에 설치(유량 20만㎥/hr, 백필터 15m)돼 장시간 운전으로 성능이 검증됐다.

공인시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통해 먼지배출농도를 측정한 결과 총먼지농도가 0.188mg/㎥로 확인됐으며, 이 수치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배출허용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허용기준(5.0mg/㎥)의 10분의 1 이하다.

김종남 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고성능 집진기술 실증을 통한 상용화가 완료돼 국내 산업분야 먼지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단을 확보된 만큼 향후 여러 사업장에 보급돼 국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