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전유종 20% 상승…석유시장 회복세 예상 웃돌아
전문기관 올 50~60달러 전망, 현실은 회복속도 더 빨라

[이투뉴스] 코로나19 유행으로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투자은행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한때 배럴당 20달러 아래까지 폭락했으나 최근 60달러를 넘어 65달러에 근접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많은 투자은행 및 전문기관이 올해 유가를 배럴당 50~60달러 수준으로 전망했으나, 불과 2달 만에 70달러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등 전문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달까지 브렌트유 최고가격은 66.88달러, WTI유는 63.53달러, 두바이유는 65.3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브렌트유 평균가격인 43.21달러보다 54.8%, WTI유 39.34달러보다 61.5%, 두바이유 42.29달러보다 54.6% 높은 가격이다.브렌트유 가격은 2월 들어서만 최고 11달러(19.7%), WTI유는 11.33달러(21.7%), 두바이유는 12.36달러(29.2%) 상승한 것이다.

또 4일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4월 증산을 하지 않는데 합의하면서 브렌트유는 64.30달러, WTI유는 61.38달러, 두바이유는 62.97달러를 기록해 전일대비 4%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WTI유는 2019년 4월30일 63.91달러 이래 1년10개월만의 최고치다.

▲2020년 1월~2021년 3월 첫주까지 국제유가 흐름.

이 같은 국제유가 회복세는 올해 초 석유 투자은행의 예측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1월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중순 배럴당 65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으나, 65달러를 코앞에 둔 지금 돌아보면 시장이 회복되는 속도가 투자은행의 예상을 웃돈다는 산증인이 됐다.

타사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스위스 금융기업인 UBS는 브렌트유가 60달러에 도달하려면 6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으며, S&P글로벌플래츠는 한술 더 떠 연말 50달러 도달을 점쳤다.

미국에너지관리청(EIA) 역시 올해 평균 브렌트유 가격을 52.75달러, WTI유는 49.75달러로 전망하고 내년 국제유가도 50달러 내외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 투자은행의 ‘헛발질’에는 이상기후가 있었다. 지난달 14일 한파가 미국 텍사스 주를 덮치면서 원유생산 및 석유정제 시설이 가동을 멈춘데다 완전복구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시설은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이달 중순까지는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유가상승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제전망이나 석유수요는 불확실하지만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세계경제와 원유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관측 때문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원유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상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축적한 원유재고는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아직까지 석유가 부족하다는 징조는 없지만 중국, 인도 수준의 석유수요 회복세가 선진국에서도 나타난다면 유가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예측을 바탕으로 최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석유수요 반등으로 브렌트 유가가 3분기 7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국제유가가 60달러 중반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또 헛발질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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