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요금개편 늦어지면서 입찰 참여에 악영향 미쳐
업계, 한국형 RE100 이행방안 두고 최선의 방향 모색

▲녹색프리미엄 개요도.
▲녹색프리미엄 개요도.

[이투뉴스] 한국형 RE100(K-RE100) 이행방안 중 하나인 녹색프리미엄 입찰에서 판매된 물량이 7%로 나타났다. 업계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녹색프리미엄을 도입했지만 늦어진 요금개편에 따라 참여가 저조했다며, 다음 입찰부턴 참여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첫 녹색프리미엄 입찰공고를 마치고 낙찰물량 및 평균 낙찰가 등을 공개했다. 녹색프리미엄은 전기소비자가 한전으로부터 추가요금을 내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제도다. 올해 녹색프리미엄 입찰물량은 1만7827GWh이며 하한가는 kWh당 10원이다. 한전은 1월부터 입찰신청을 받고 지난달 22일부터 전기소비자와 계약 체결을 하고 있다.

한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녹색프리미엄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SK그룹, LG화학, 한화큐셀 등 37개다. 낙찰물량은 1252GWh로 올해 입찰물량의 7%다. 평균 낙찰가는 kWh당 14.6원이며, 최고 입찰가는 145원이다.

한전 관계자는 “녹색프리미엄을 올해 처음 도입하면서 여러 차례 관련 문의가 왔지만 입찰이 한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 내부에서 이번 입찰은 미루고 다른 K-RE100 이행방안과 비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녹색프리미엄에 관여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사용심의위원회도 올해 잔여입찰량이 있어 추가 입찰로 가닥을 잡고 공고 일자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녹색프리미엄 낙찰결과에 대해 업계는 한전의 요금개편 및 공고가 늦어 입찰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예산 책정이 보통 9월에 이뤄지는데 녹색프리미엄을 담은 요금개편이 작년 12월 확정되고, 입찰공고가 1월 초에 나오면서 전부터 RE100 참여를 선언한 기업을 제외하면 대책을 수립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이런 이유를 고려하면 이번 낙찰물량은 적은 것이 아니며, K-RE100 전략을 세우고 예산을 마련하면 녹색프리미엄 참여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공단도 K-RE100 이행방안 중 하나인 RE100인증서 거래시장 개설을 앞두고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RE100인증서 거래시장은 REC 구매 활성화 및 안정적 제도운영을 위해 도입하는 사업이다. 3일 기준 38개 매수기업과 259개 매도기업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거래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 가격과 비슷한 3만원대를 중반을 형성하고 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실제 거래가 아니긴 하지만 기업들이 REC 시장단가 수준에서 모의거래를 하는 등 아직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이 없다”며 “제도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기업 참여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는 K-RE100 이행방안을 처음 도입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최선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기업의 RE100 참여는 필수라며, 이번 결과는 어느 이행방안이 좀 더 수월한지 업계 내부에서 계산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도 녹색프리미엄과 RE100 인증서 거래시장에 참여하며, 어느 방안이 좀 더 좋은지 신중하게 알아보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 중 일부가 이미 해외에서 RE100에 참여한 만큼 K-RE100 이행을 미루는 것이 아닌 가장 좋은 수단을 찾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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