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불구 연료비 하락으로 대다수 흑자 달성
전기매출 죽쒔으나 열부문 상승세…100% 영업이익
올해는 LNG 도소매價 등 연료비 올라가 반대 양상

[이투뉴스] 모처럼 만에 지역난방사업자들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지난해 경영성적표가 예상외로 괜찮았기 때문이다. 전기부문 약세로 매출은 줄었으나, 이익규모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국내 주요 집단에너지사업자(지역냉난방부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지역난방 및 구역전기업체 20곳 중 3곳을 제외한 17개 업체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전년보다 경영실적이 훨씬 나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결산에선 22개 지역난방업체 중 68%인 15개 사업자가 적자를 입는 등 여전히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탈피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20개 업체 모두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규모와 상관없이 경영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  )는 전년대비 증감률.

매출액 측면에서는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전력시장가격(SMP)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급전지시도 전년에 비해 줄었기 때문이다. 물론 열판매가 주력이고 신규 공급세대가 많았던 휴세스, 안산도시개발, 청라에너지 등은 매출증가세를 이어갔다.

매출액 5000억원이 넘는 대형업체 중에선 GS파워가 매출액은 전년대비 8.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9.7% 증가한 1810억원, 당기순이익 역시 11.5% 늘어난 1165억원을 달성해 다른 업체를 압도했다. 매출액이 3배 가까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영업이익(1309억원)과 순익(279억원)이 초라할 정도다.

위례에너지서비스와 합병한 나래에너지서비스는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으나, 76% 증가한 313억원의 순이익 달성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평택에너지서비스는 매출은 33% 가까이 빠졌지만 영업이익(618억원, 381%)과 순익(236억원, 27.9%) 모두 크게 늘었다.

DS파워는 매출은 22% 넘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16% 증가한 215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전년도 적자에서 탈피해 2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열수요가 거의 없는 춘천에너지의 경우 영업이익 32억원을 달성했으나, 24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이어갔다. 대구그린파워도 매출액, 영업익, 순익이 모두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열공급세대 기준 빅3로 평가되는 서울에너지공사는 올해 3곳뿐인 적자업체에 이름을 올려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전년보다 적자폭(111억→21억원)이 대폭 줄었고, 3억원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도 냈다. 별내에너지 역시 12% 증가한 84억원의 영업이익에도 불구 많은 금융비용으로 70억원의 적자행진을 계속했다.

중규모사업자 중에선 인천종합에너지가 영업이익 319억원(22.7%)과 순익 200억원(17.9%)을 올려 대형업체를 제외하고는 가장 이익규모가 컸다. 또 공급세대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청라에너지도 설립 이후 처음으로 60억원의 흑자를 달성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인천공항에너지 역시 영업이익이 100억원에 육박했고, 25억원의 순익도 올렸다.

휴세스는 310%가 늘어난 61억원의 영업이익과 함께 80억원의 순익까지 달성하는 등 뛰어난 실적을 자랑했다. 이어 대전열병합발전, 부산정관에너지, 미래엔인천에너지도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와 함께 당기순이익 달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업청산이 진행되고 있는 티피피는 18억원 채무면제이익으로 작년에 장부상으로 8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역난방부문의 경우 전체적인 실적개선이 있었으나, 별도회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도시가스사 산하 구역전기사업의 경우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부문에선 일부 수익개선이 이뤄지더라도 전기직판에서 여전히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업환경이기 때문이다.

올해 지역난방부문 실적개선이 일시적인 신기루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업자들의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이나 사업구조 개선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국제유가 및 LNG가격 폭락 등 연료비 하락세에 편승해 나온 결과라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국제유가는 물론 LNG 도소매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와 정반대 양상이 될 것이란 우려도 쏟아진다. 여기에 지난해 연료비 정산을 앞두고 있는데다 최근 도시가스요금 상승으로 올해 연료비까지 치솟는 것도 부담이다.

집단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당수 업체가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원가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일 뿐 지역난방사업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이대로 갈 경우 올해는 더 많은 업체가 또다시 적자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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