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서 새로운 ‘딜’은 무엇인가
[칼럼]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서 새로운 ‘딜’은 무엇인가
  • 김재민
  • 승인 2021.04.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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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 공학박사 (이젠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재민 공학박사 (이젠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재민
공학박사
(이젠파트너스
대표이사)

[이투뉴스 칼럼 / 김재민]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국비가 2025년까지 5조4000억원이 투입되고 일자리 12만4000개 창출을 기대하는 한국판 뉴딜의 대표 10대 과제 중 하나다. 2020년 국토교통부가 LH 그린 리모델링 창조 센터를 중심으로 공공 및 민간 건축물 대상 지원 사업을 수행  했으며 2021년에는 그린 리모델링 지역거점 플랫폼 기관을 선정해 지역 중심으로 지자체, 설계 시공사, 플랫폼 기관 간의 협업을 통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국비와 추진 조직 체계 구축을 통해 사업 수행을 위한 자원은 준비되어지는 듯하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즈음해서 살펴봐야할 것이 있다. 건물들은 보수공사와 친환경 에너지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하드웨어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 종료 후 탄소중립 시대를 향한 건축 산업계의 새 판짜기의 내용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과 건축물 제로에너지화가 지속 가능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인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서 관행과 사업 행태를 짚어 가면서 그린 리모델링 사업 참여자들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의 길(New Deal)을 모색해보자. 

첫번째는 건물의 에너지 성능 현장 진단 프로세스의 비효율성 문제이다. 기존 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 성능 진단 및 개선 예측 분석은 다양한 수준에서 수행할 수가 있다. 요구되는 예측 정밀성에 따라 엑셀같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까지 기술적 난이도가 다양하다. 문제는 진단 프로세스상의 단계에 따라 적용될 예측 정밀성이 다름에도 획일화된 방법을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주거 건물 그린 리모델링 수단 별 에너지 소비량 예측을 ECO2 혹은 ECO2-OD라는 프로그램만을 사용하도록 한다.  정부가 개발한 툴이라는 공신력으로 인해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서 공인 툴로 사용하게 한 것 같다. 이 툴들은 전문가들도 다루기가 쉽지 않은 도구들이며 기대만큼 예측 정밀성이 높지가 않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불필요한 시간 투여를 요구함으로서 프로세스상의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 사업의 이해 당사자 간에 민감한 계약상의 문제가 없거나 선별검사(Screening Test)의 성격이라면 더 사용이 쉽고 프로세스 시간을 단축시킬 민간 개발 분석 툴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 그린 리모델링한 건물의 사후 검증과 데이터 관리 문제다. 그린 리모델링 개선 투자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소비량 예측 등 시간과 자원 투자하는 것에 비해 사후 검증을 위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 건물의 에너지 성능은 시공 이후 1년에서 3년의 기간 동안의 에너지 소비량 및 운영 상태 누적 데이터가 요구된다. 사후 검증은 설계 및 시공 품질을 확인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투자 대비 실제 효과를 평가하는 측면도 있고 데이터의 자산화 측면도 있다. 데이터가 자산이 되기 위해 수집, 가공, 보관을 위한 시스템 지원과 예산이 마련돼야 하며 데이터의 소유권 및 관리 운영권에 대한 합의가 이해당사자간 이루어져야 한다. 

세 번째, 지역 시민들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 참여상 역할과 책임 문제다. 현재 지역 거점 플랫폼 전문기관을 통해 지자체, 전문기업, 시민들간의 협업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나 실제 사업 프로세스상에서 지역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민간 건축물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수행하는 데에는 지역의 중소 규모의 오래된 건물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주체는 전문기업들보다는 지역 시민들이 더 수월하다. 국내 비주거 건축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형 규모 건물의 경우 에너지 소비량 규모가 크지 않아 현장 진단, 개선후 소비량 예측, 사후 검증을 위한 데이터 수집의 전 과정에 걸친 그린 리모델링 사업 추진상의 비용 대비 수익성이 작거나 없다. 광범위한 지역내 건축물 대상으로 사전 진단을 일반 시민들도 할 수 있고 사후 운영관리 사업까지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툴의 개발과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분야의 통합 성격의 과제로 볼 수 있어서 경제적 파급 효과는 높다. 인공지능 기술이나 어떠한 자동화 기술이 현장에 설치되어도 불규칙한 상황에 판단을 하는 면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일반 시민들의 발품과 판단력을 활용하고 전문기관과 지자체의 협업으로 가치를 만들고 나눌 수 있는 뉴딜이 설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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