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파크코리아, 슁글링공법 활용해 효율 20% 이상 달성
연 375MW 미국 수출…새만금사업 과정에서 90MW 공급

▲전북 완주에 있는 솔라파크코리아의 제조공장 전경. 한옥으로 지은 공장 앞에 수상태양광이 진열돼 있다.
▲전북 완주에 있는 솔라파크코리아의 제조공장 전경. 한옥으로 지은 공장 앞에 수상태양광이 진열돼 있다.

[이투뉴스] ‘위이잉~위이잉~’ 솔라파크코리아의 모듈 제조공장에 들어서니 태양광모듈을 만드는 기계들이 분주하게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신호선 솔라파크코리아 상무는 출고를 앞두고 공장에 놓인 주택용 모듈을 소개하며 “슁글링(Shingling) 공법을 적용한 제품이라 일반 하프컷 모듈보다 효율이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익산역에서 내려 전라북도 완주군 방향으로 차를 타고 30분을 가면 솔라파크코리아 제조공장이 있는 완주산업단지가 나온다. 완주군은 인구 9만명이 조금 넘는 군이지만 현대자동차, LS엘트론, KCC 등 대기업 공장이 있어 지역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2007년 설립한 솔라파크코리아 역시 완주산단에 태양광모듈 제조공장을 마련하고, 국내 태양광산업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향토 제조기업이다. 21일 방문한 솔라파크코리아 제조공장은 한옥과 유럽식 건물이 조화로운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현재 1공장과 2공장을 합하면 연 800MW 규모의 모듈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신호선 상무가 슁글링 공법으로 제작한 PowerXT의 주택용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당 모듈은 400W 출력량을 갖고 있다.
▲신호선 상무가 슁글링 공법으로 제작한 PowerXT의 주택용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당 모듈은 400W급 출력량을 갖고 있다.

◆슁글링 공법 기술제휴 통해 효율 20% 이상 달성
제조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직원들이 슁글링 공법을 적용한 PowerXT 모듈을 생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슁글링 공법은 셀이나 웨이퍼를 레이저로 잘라 기와를 짓는 것처럼 겹쳐서 이어 붙이고, 셀과 셀 사이 간격을 없애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하프셀 컷 모듈보다 셀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력효율도 높다. 솔라파크코리아는 미국 솔라리아와 기술제휴를 맺고 이 공법의 원천기술을 이전받았다.

모듈 제조공정을 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레이저로 셀을 긁는 모습이었다. 슁글링 공법은 셀을 다시 조립하기 때문에 셀과 셀을 잇는 리본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레이저로 미세하게 균열을 낸다. 이 과정을 거치면 전극이 다치지 않게 셀을 5등분 하는 작업이 이어지며, 전기전도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은이 들어간 접착제를 바른다.

▲강영우 부장이 슁글링 공법을 적용하기 전 태양광 셀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강영우 부장이 슁글링 공법을 적용하기 전 태양광 셀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강영우 솔라파크코리아 부장은 “조각낸 셀을 하나의 대용량 실리콘 셀로 다시 만들기 위해 19개의 조각을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한다”며 “이렇게 이어붙인 셀은 버스바(Bussbar)가 노출되지 않도록 직접 작업을 하며, 기존 모듈과 다르게 셀을 직렬로 연결한다”고 말했다. 직렬로 연결해 세로로 1m가 넘는 대형 셀이 완성되면 이후 유리 백시트를 올리고, 라미네이트 공정을 거쳐 블랙시트를 사용해 심미안을 갖추고 있다.

PowerXT는 기존 셀을 대용량 크기로 제작하기 때문에 발전면적이 일반 태양광모듈보다 크며, 450W 이상의 고효율 모듈로 다시 태어난다. 이날 공장에서는 PowerXT 모듈 제조를 위해 생산라인 5개가 가동 중이었다.

신호선 상무는 “셀을 잘라서 붙이기 때문에 기존 모듈보다 더 많은 셀을 사용하고 있으며 20.5% 수준의 고효율을 보여주고 있다”며 “PVEL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갖추고 신뢰성을 입증 받았으며,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호선 상무가 레이저로 셀을 자른 뒤 다시 대형 셀로 이어붙이는 슁글링 공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호선 상무가 레이저로 셀을 자른 뒤 다시 대형 셀로 이어붙이는 슁글링 공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외 경쟁력 인정받으며 시장 재도약 준비
솔라파크코리아는 한때 중국 태양광기업의 덤핑공세에 위기를 맞았지만 2016년부터 슁글링 공법 기술제휴를 맺으며 3년동안 200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PowerXT와 태양광모듈 양산화에 성공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는 슁글링 모듈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완주공장은 2019년 1공장을 400MW 규모로 증설했으며, 지난해는 2공장도 400MW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1공장은 미국에 수출준비 중인 제품이 공정 중이며, 2공장 역시 새만금으로 납품을 준비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PowerXT는 대용량 셀을 자체공정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별도의 셀로 품목분류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슁글링 공법을 이용한 모듈은 국내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솔라파크코리아는 2019년 새만금 재생에너지 육상 프로젝트 1차 사업에 모듈 90MW 공급을 확정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800MW 규모의 3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구직난 해결을 위해 300명의 직원을 완주와 가까운 전북 출신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신 상무는 “2016년부터 생산 전량을 미국에 수출하는 등 5년 동안 1.75GW의 모듈을 수출했으며, 새만금 등 국내 대용량프로젝트에도 우리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새만금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면 5000억원 이상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솔라파크코리아 제조공장 내부 모습. 직원들이 PowerXT 모듈 생산 공정에 참여하고 있다.
▲솔라파크코리아 제조공장 내부 모습. 직원들이 PowerXT 모듈 생산 공정에 참여하고 있다.

◆향토기업 살릴 재생에너지 활성화 필요
솔라파크코리아는 2007년 완주산단에 공장을 건설하고 지역 대표 향토업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전북은 새만금사업 과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기자재 51%를 사용하고, 지역기업에게 시공을 40% 이상 맡기도록 새만금민간협의회에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솔라파크코리아도 새만금 1구역에 태양광모듈 90MW 공급을 확정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향토 재생에너지기업에게 녹록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새만금 수상태양광사업은 태양광을 주력으로 하는 대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육상태양광 2구역 및 3구역도 전라도를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기업이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새만금사업으로 지역 중소기업에게 수혜가 돌아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신 상무는 “새만금사업이 최초의 목적과 다르게 시간이 지나면서 재생에너지 활성화 측면만 부각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다”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기업이 새만금사업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조를 유지해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지방 고용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완주=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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