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한계효율 극복 및 투명 태양전지 개발 위한 독창적 아이디어 나와
에너지기술평가원,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모티브로 새로운 정부과제 기획

▲명승엽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태양광PD
▲명승엽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태양광PD

[이투뉴스] 국내 산학연 기관들이 수행했던 기존 정부지원 산업 R&D는 과제 성공률은 높지만 혁신적 성과 창출은 미흡했고, 해외 선도 연구기관이나 기업들이 개발한 원천기술에 대한 빠른 캐치업(catch-up)은 잘했지만 세상에 없던 독자적인 원천기술 개발은 취약했다. 즉,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선진기술에 대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익숙해진 나머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도전과 자질이 부족해졌다.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기존 R&D 틀을 벗어나 고난도, 도전적 기술에 일정 부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해결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산업의 난제 영역에 도전해 성공 시 사회·경제적 파급성이 매우 크나 실패 가능성도 높은 초고난도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기획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대대적인 홍보 속에 대국민·학협회 전문가·공학 한림원 수요조사를 거쳐서 엄선된 2가지 난제가 도출됐다.

공고가 나가자 전국에서 몰려든 33개 연구팀이 다양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평가단의 숙고 끝에 1단계 타당성(feasibility) 연구에서 경쟁할 6개 연구팀이 선정됐다. 5월 말로 1단계 연구가 종료될 예정인데, 지난 21개월간 초유의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난제 해결을 위해서 불철주야 실험실을 지키며 피말리는 무한경쟁을 펼친 관련 연구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후 공정한 평가를 통해서 향후 5년간 최대 250억원의 정부지원을 받으며 2단계 심화 연구를 수행하는 영광을 차지할 연구팀이 난제마다 각각 선정될 것이다.

▲태양광 스펙트럼 개념도.
▲태양광 스펙트럼 개념도.

첫 번째 난제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이론 한계효율(30%)을 극복하는 슈퍼태양전지 개발이다. 이는 중국이 주도하는 기존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차세대 초고효율 게임체인저 기술을 개발하라는 과업이었다. 최종목표는 태양전지 효율 35%(면적 1㎠ 이상)를 달성하는 것으로, 태양전지의 효율이 이처럼 향상되면 설치면적은 절반수준으로 감소된다. 설치비용과 발전단가가 절감되어 값싼 전기 공급이 가능하니 반도체 신화에 버금가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 주도와 세계 수준의 인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고려대, 서울대, 울산과기대(이상 가나다순) 연구팀이 선정되었는데, 놀랍게도 모두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유·무기 복합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박막 태양전지를 코팅하여 다양한 태양광 스펙트럼을 흡수하고 높은 전압을 발생할 수 있는 탠덤(tandem) 태양전지 개발을 제안하였다. 이 탠덤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작년 12월 독일의 옥스포드 PV(Oxford PV)사에서 29.5%라는 세계 최고효율을 발표하였는데, 국내에서 이를 추월할 수 있는 우수한 성과가 발표되기를 기대한다. 

▲태양광 알키미스트를 통해 개발 중인 투명태양광 예시.
▲태양광 알키미스트를 통해 개발 중인 투명 태양전지 예시.

두 번째 난제는 투명태양전지 개발이다. 태양광을 흡수해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전지의 특성상 모순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은 70% 이상 투과하되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과 적외선을 최대한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라는 과업이었다.

기존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불투명하고 사각형으로 정형화되어 있다. 응용 범위에 한계가 있어 가시광선 투과도가 높고 효율과 장기신뢰성도 보유한 태양광모듈 개발이 요구된다.

특히 건물에 적용하는 태양전지의 주민수용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이 인지할 수 없는 심미적인 인비저블(invisible) 혹은 히든(hidden) 태양전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는데, 투명태양전지는 유리를 대체할 수 있어서 향후 도심의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을 가속화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와 글로벌 탄소중립 선언으로 2030년 현실화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국대, 고려대, 청주대 연구팀이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지난 4월 22일 개최된 기후정상회의(Global Climate Summit 2021)에서는 40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세계의 지도자들은 화상을 통하여 이구동성으로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저지하는 등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전력공급 부문이 국내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했다. 이는 전력소비량의 증가추세와 높은 석탄화력 발전 비중에 기인한다.

기존 석탄발전 등 화석에너지 비중을 줄이고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대, 공급함과 동시에 효율(출력)과 이용률(발전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2050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이다. ‘2050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모티브로 한 새로운 정부과제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기획하고 있다. 탈탄소 한계돌파라는 목적으로 알키미스트 난제보다 더 어려운 태양광 초고난도 신규과제가 하반기에 공고되니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서울대 공과대학을 찾고 태양광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인 실리콘 태양전지 한계효율 극복 연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서울대 공과대학을 찾고 태양광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인 실리콘 태양전지 한계효율 극복 연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명승엽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태양광PD myongsy@ketep.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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