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부터 인력전환 및 신사업 개발 '고삐'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 대응 사업혁신 주문

▲(왼쪽부터)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
▲(왼쪽부터)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

[이투뉴스] 한전 산하 발전공기업 5사(社) 새 CEO들이 전통 화력발전을 대체할 새 먹을거리 사업 개발을 주문하고 나섰다. 탄소중립을 위한 탈석탄정책 가속화에 대응해 새 성장동력을 개발해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형덕 서부발전 신임 사장은 26일 열린 취임식 취임사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감축과 에너지전환이란 시대적 흐름은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우리회사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위치를 냉철하게 짚어보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사장은 한전 구매처장과 홍보실장, 경기본부장 등을 거쳐 기획부사장을 지낸 전략통으로, 외유내강형 CEO로 알려져 있다. 취임식에서 그는 "직원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이 꿈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며 사업구조 전환 등을 역점과제로 제시했다. 

박 사장은 "그동안 주력사업이었던 석탄발전은 이제 과감한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석탄발전 상한제를 시작으로 탄소감축 거래제 변화도 가시화 되고 있다"며 "LNG와 신재생을 중심으로 구조의 전환을 이루면서 노후석탄 대체사업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분야 전문가를 키우고 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사업구조를 만드는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조직과 인력전환이 필요한 부분은 내부 구성원들과의 합의를 통해 로드맵을 만들어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발전자회사들은 현재 노후석탄 폐쇄에 따른 인력전환을 골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등의 신성장 사업은 과감하게 도전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박 사장은 "해상풍력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과감히 참여해 신재생 선도기업이 되어야 한다"면서 "수소, 연료전지, 디지털발전소와 같은 그린뉴딜 연계 신사업 분야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선택과 집중으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같은날 부산 본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이승우 남부발전 신임사장의 취임일성도 "탄소중립 선언의 성공적 이행과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공급을 책임지는 발전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이 사장은 취임식에서 "그동안 발전사 캐쉬카우 역할을 했던 석탄비중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청정연료로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RPS 의무비율이 25%까지 확대됨에 따라 보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신재생 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남부발전이 당면한 도전은 기후환경 변화와 에너지대전환이란 반드시 겪어 이겨내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며 "미래 직원들이 우리의 결단과 혜안에 감사와 존경을 표할 수 있도록 당장의 익숙함을 버리고 수고로움을 감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사장이 역점 과제로 제시한 주요사업은 석탄화력을 대체할 새 성장동력 발굴, 하동화력 폐지에 대비한 LNG직도입과 계통연계, 중장기 ESG 경영전략 수립 등이다. 그는 기술고시 27회로 공직에 발을 내딛어 기술표준원 시스템산업정책관, 국가기술표준원장 등을 지냈다.

발전자회사 가운데 석탄화력 비중이 가장 높은 남동발전의 김회천 신임사장도 기존 주력사업 효율제고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했다. 같은날 진주혁신도시 본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기존 화력발전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전략전 진출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과 함께 김종갑 사장 체제에서 한전 경영부사장을 지낸 인사다. 1985년 입사해 예산처장, 미래전략처장, 기획처장, 사장 비서실장, 남서울지역본부장, 관리본부장 등 35년을 한전에서 근무했다. 재무위기 극복, 빛가람에너지 밸리 구축 등이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식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지속가능한 기업, 안전 최우선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 함께 동반성장하는 기업 등을 3대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발전사 사장단 중 유일하게 내부출신으로 CEO에 오른 김호빈 신임 중부발전 사장은 '기본이 튼튼한 중부,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New KOMIPO'를 기치로 내걸고 "격변의 에너지전환기에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회사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김 사장은 중부발전 신재생사업팀장, 신성장동력실 해외사업1팀장 등을 거쳐 보령화력 복합발전소장, 에너지신산업단장, 기술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낸 발전기술 전문가로 주로 사내 미래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수행했다. 김 사장은 취임식에서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사장주도로 안전 최우선 경영을 구현하고, 친환경에 기반한 혁신과 기술자립으로 에너지리더 브랜드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인사들이 주로 사장을 맡았던 동서발전은 관세청장 출신의 김영문 사장을 CEO로 맞아들였다. 김 신임사장은 울산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 취임사를 통해 "국민행복과 에너지산업 발전, 끊임없는 혁신, 4차 산업혁명 기반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동서발전은 국민이 주인인 공기업으로 국민행복에 기여하는가를 기준으로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 평가해야 한다"면서 "국민 기대에 부응해 에너지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경제 회복과 사회적가치 실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의 목적은 변화가 아니라 일을 잘 하려는데 있다. 안전과 환경, 4차 산업혁명이란 변화된 상황에 우리가 할일을 가장 잘하는 방법을 찾자"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검사로 공직을 시작해 20여년간 부산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법무부 등에서 근무했고, 참여정부 때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 관세청장 등을 역임했다. 발전5사 사장단 임기는 2024년 4월까지 3년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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