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기강다잡기'
"실수하지 않으려면 칸막이 넘으려는 노력 필요"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KPX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KPX

[이투뉴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사진‧60>은 “전력시장과 계통운영은 국민생활과 밀접하며 이해관계자도 많다. 숨은 좀 참아도 (정전은)1~2분도 참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하니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아야 하는데 9.15 이후 태평성대가 오래되다보니 해이해지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해서 더 정신을 차리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전력기반센터에서 출입기자들을 만나 한 달 전 취임식에서 정도경영을 거듭 강조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올해 3월까지 그는 산업기술시험원 원장으로 진주혁신도시에서 근무하며 투기비리로 홍역을 치른 토지주택공사(LH)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LH는 경평에서 수년간 최고점을 받았으나 현재는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정 이사장은 “공공기관은 아무리 일을 잘해도 국민 눈높이를 벗어나면 모든 게 헛 일이 된다. 늘 국민을 인식하고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사장으로서 일관성 있게 맞물려 가야 할 조직의 막힌 부분이 무엇인지 살피고, 많은 변화가 있는 시절이다보니 직원들이 공부하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했다.

취임 한 달을 넘긴 전력거래소 새 CEO가 임직원들에게 건넨 당부는 ‘본분챙기기'였다. 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과 계통운영, 전력수급계획 수립 업무 등을 수행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유관기관이다. 정부, 발전사, 국민 등 이해관계자가 다양하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특성상 누군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어렵다는 게 정 이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두꺼운 현안자료집 네 권을 가방에 넣어다니고 있다. 전기공학 이론서를 구해 틈틈이 생소한 용어도 익히고 있다. 기관장이 전력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직원들이 좀 더 마음의 문을 열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 이사장은 "전력거래소 일은 매우 디테일하게 내용을 알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로, 큰 틀에선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에 있어 국가적 차원의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그걸 이행해야 하는 기관"이라면서 "갈수록 그런 일들이 복잡해지고 정교함을 요구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하면)자칫 불만과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무보고 시 받은 조직의 첫인상은 에너지분야가 그러하듯 신중하고 보수적이며 365일 24시간 계통을 운영하는 탓인지 긴장과 스트레스가 묻어났다고 했다. 향후 조직문화는 협업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자신의 분야에 집중하다보면 칸막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실수하지 않으려면 그 칸막이를 넘는 노력이 다른기관보다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인력확충에 따른 세대간 융화에 대해서도 더 신경쓰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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