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사)물과생명 대표 /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사)물과생명 대표 /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사)물과생명 대표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이투뉴스 칼럼/한무영] 기후위기로 인하여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홍수, 가뭄, 물부족등의 물문제는 모두 빗물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빗물관리를 잘하면 그 위기를 줄일 수 있다. 빗물을 버리는 대신 모아서 다목적으로 사용하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빗물관리가 법제화되고, 도시계획에 반영되고 있다 (레인시티, 물순환도시, LID 등). 또한 식수가 부족한 지역에 빗물로 식수문제를 해결하여 2030 유엔발전목표의 여섯 번째 목표(SDG6)인 ‘물과 위생’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이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기관으로부터 점차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각 지역마다 특이한 지형과 기후를 극복하면서 경험한 물관리의 지혜가 그 지역의 전통에 녹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발생하는 미증유의 물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세계 각 지역에 축적된 빗물관리에 대한 지혜와 문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빗물에 대한 오해로 인하여 정부 주도의 하향식(top-down approach) 만으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빗물관리가 시민들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기에는 매우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정부주도의 방식을 보완하는 민간주도의 상향식(bottom-up approach)이 필요하다. 빗물을 모으는 도시인 레인시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 구성원인 빗물청소년과 빗물시민들을 육성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국제청소년빗물네트워크 (Global Youth Rainwater Network)’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미래의 주인공인 전 세계의 청소년들이 자기 나라의 물관리에 대한 경험과 전통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공간에서 청소년들이 물의 위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스스로 찾아 나가도록 한다면, 앞으로 전 세계의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 네트워크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주도할 수 있다. 물관리에 매우 열악한 기후와 지형을 가진 우리 선조들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빗물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을 가지는 우리만의 특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1441년부터 세계최초로 측우기를 발명하고, 체계적인 빗물관리를 시작하였으며 정부에서는 측우기를 발명한 5월 19일을 발명의 날로 정해서 기리고 있다.

(사)국회물포럼에서는 2019년 8월 남태평양의 여러 나라에 빗물식수화 시설을 만들어 주고, UNSDG6를 해결하기 위한 남태평양 서밋 회의를 개최하고, 빗물식수화 시설을 보건소에 설치해 줌으로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높이는 민간외교 활동을 펼친 바 있다. 또한 바누아투 공화국 평화의 공원안에 측우기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빗물관리의 리더십을 제안하였다. 

기후위기라는 글로벌 이슈는 올바른 빗물관리로 극복할 수 있다. 빗물관리를 세계최초로 시행한 빗물관리의 원조국으로서 빗물관리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여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전파하고, 교류하는 장을 만들어 주는 레인스쿨 활동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의 결과를 오는 8월 전세계의 물관련 전문가 정치가들의 모임인 스톡홀름 물주간 국제세미나(SIWI)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9월에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한 국제 및 국내 빗물관리 학술회의 등에서 발표하고 그 결과로 ‘국제청소년빗물네트워크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활동은 우리나라를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UNSDG 6에 대한 기여도를 높일 수 있어 민간외교의 저변확대와 국제교류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유엔은 기후위기를 전 지구적으로 보되(Think Global), 지역적으로 행동하라고(Act Local) 권고하고 있다. 빗물관리는 기후위기의 지역 대응의 좋은 사례다. 레인스쿨의 활동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주가 되어 전 지구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을 리드하는 것으로 빗물관리에서 하나의 한류를 만들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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