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별 평균가격과 경쟁률 제외한 정보 비공개
사업자 "깜깜이 입찰" Vs 신재생센터 "시장혼선"

[이투뉴스] 상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접수가 31일 마무리 된 가운데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평가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구간별 평균가격과 경쟁률을 제외한 모든 정보가 블랙박스 안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다.

태양광업계에 의하면 사업자들은 RPS 경쟁입찰 접수가 종료된 직후 자체적으로 입찰참여내역 조사를 시작했다. 상반기 경쟁입찰 금액을 비롯해 평가점수 총점, 입찰 참여과정의 개선사항 등에 대한 의견까지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너지공단 측이 RPS 경쟁입찰 평가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신재생센터가 RPS 경쟁입찰 접수 및 선정결과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정보는 용량별 평균가격과 경쟁률 정도다. 사업자들은 센터가 공개하는 자료만으론 입찰에서 탈락한 이유를 알기 어려운데다 차기 경쟁입찰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더욱이 사업내역서평가가 계량화됐으나 RPS운영위원회 비공개 평가가 반영되므로 그 내역을 수치화해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쟁입찰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최소한 신재생센터가 용량별 최저·최고가격 등을 공개해야 왜 입찰에 떨어졌는지 알고 다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데, 정보가 워낙 국한돼 있어 향후 입찰에 대응하기 힘들다”며 “탄소등급제 도입 이전에는 국내 모듈 기여도 차등화를 두기 위해 일부 정보를 비공개를 했다해도 지금까지 정보 공개를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탄소인증제 도입 이후 등급별로 태양광모듈의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입찰 평균가 의미는 퇴색된 상태”라며 “신재생센터가 정보만 투명하게 공개해도 일의 부담은 줄고 평가의 신뢰성은 높아질 수 있는데 그러지 않고 스스로 일을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14년에는 신재생센터가 경쟁입찰에 선정된 개인사업자 목록도 공개했는데 이후 몇 년간 그러지 않으면서 점점 공개범위가 줄고, 최근엔 제도도 자주 바뀌어 사업자가 대응할 시간이 없다”면서 “평가내역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공개하고, 입찰 참여자가 감사를 하는 등 검증은 할 수 있어야 깜깜이 입찰이 나오지 않고 사업자가 신재생센터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재생센터는 세부적인 입찰통계를 공개하면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간별 최저가격 및 최고가격을 공개할 경우 자칫하면 특정구간 쏠림현상이 발생해 경쟁입찰 시장에 교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재생센터 한 관계자는 “상세 가격을 공개할 경우 특정구간에 가격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거나 낮은 가격이 기준이 되면서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어 사업자에게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연도별 발전원가 등을 고려하면 사업자들도 RPS 경쟁입찰 가격을 대략적으로 예측 가능하며 오히려 사업자들이 소신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내역서 평가는 RPS운영위원회 등 외부전문가가 서류의 진위여부를 심사해 판단하는 정도이며 논란이 될 경우 위원회에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기존 서류 평가의 모호했던 부분은 없애고 점수를 계량화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사업내역서 평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재생센터는 조만간 상반기 경쟁입찰 경쟁률을 담은 접수결과를 공개하고 다음달 16일 사업자 선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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