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부문 석탄화력에서 가스로의 전환 가속이 큰 영향
IEA “코로나19 장기화로 단기수요 증가 불확실성 가중”

[이투뉴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으로부터 회복되면서 2021년에는 세계 가스 소비가 지난해 대비 약 125Bcm(3.3%) 증가해 2019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역별·부문별로 회복세가 다르게 나타나고, 특히 지난해 수요가 가장 크게 감소한 지역과 부문에서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단기적인 가스 수요 증가에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1년 1분기 가스시장보고서’에서 2020년 세계 가스 소비가 전년 대비 75Bcm(1.9%)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IEA는 지난해 가스 소비가 전년 대비 100Bcm(2.5%) 줄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예상보다 낮았던 북반구의 동절기 기온과 신흥국의 데이터 업데이트 등으로 감소폭이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는 가스 수요가 절대 소비량으로는 가장 크게 감소한 해로 기록됐지만 감소율로는 2009년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1분기 온화한 날씨가 지속된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에도 가스 소비는 비교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세계 에너지 소비는 약 4% 감소된 것으로 추정되나, 감소분의 대부분을 석유와 석탄이 차지했다.

당초 예상치보다 높은 가스 수요는 부분적으로 전력부문에서 진행되는 가스로의 전환으로 설명될 수 있다. 최근 발간된 IEA의 ‘2021년 글로벌 에너지리뷰’에 따르면 2020년 석탄에서 가스로의 전환 덕분에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800만톤 감소했다.

주요 가스 소비 지역에서 가스 가격이 수십 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석탄 대비 가스화력발전의 경쟁력이 향상됐고, 이로 인해 석탄에서 가스로의 전환이 촉발됐다.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미국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가스화력발전은 3% 증가한 반면 석탄화력발전은 19% 감소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가스 수요가 10% 감소했다가 하반기에 일부 회복됐는데, 이는 원전 가용성 감소와 석탄 및 갈탄으로부터의 전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아시아는 중국, 인도, 한국 등 일부 지역에서 가스화력 이용이 다소 증가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전력부문에서의 가스 이용이 2019년 대비 약 35Bcm 감소했다. 이는 아시아 지역이 2020년 전체 가스 소비 감소분의 약 50%를 차지하는 주요인이 됐다.

◆ 신흥 아시아국 산업부문이 수요 회복세 주도
공급 측면에서는 거의 모든 가스 생산지역에서 생산이 감소했으며, 특히 주요 수출국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전체 가스 생산 감소분의 40% 이상이 내수 위축과 수출 감소를 동시에 겪었던 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유럽의 가스 수입이 약 30Bcm 감소하면서 장거리 PNG 수출이 전년대비 40Bcm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LNG교역은 전년대비 1.4% 증가하는 등 소폭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전년과 같은 두 자리 수 성장률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의 가스 수요가 가장 크게 감소한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가스 수요는 0.5%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 감소를 겪은 다른 지역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으나 2015~2019년의 연평균 소비 증가율 5%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IEA는 올해 세계 가스 소비가 지난해 대비 약 125Bcm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가율로는 3.3% 수준이다.

산업부문 가스 소비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1.2% 감소하였는데, 금년에는 지난해 대비 5.4%(약 55Bcm) 증가하면서 가스 수요 회복세를 주도하고, 이중 상당 부분이 중국과 인도, 기타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전력부문에서는 가스 수요 회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부문 가스 소비는 지난해 보다 1.2%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해 감소분(2.1%)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력 수요 증가가 미미한 데다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의 경쟁도 더욱 거세지고, 가스 가격이 지난해보다 상승하면서 석탄과의 발전단가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도 격차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이 가장 성숙한 유럽과 유라시아, 북미에서는 회복이 더딘 반면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국가에서의 가스 수요 증가는 지난해 감소분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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