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내달부터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하는 신재생에너지연료 혼합 의무비율(RFS)이 3.0%에서 3.5%로 0.5%p 상향된다. 또 3년마다 0.5%p씩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 5.0% 도달을 목표로 한다.

산업부는 RFS 상향이 연간 35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이 국민편익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오랫동안 낮은 혼합 의무비율로 부진했던 바이오디젤산업은 이번 상향으로 활기를 띌 전망이다. 다만 바이오디젤업계 관계자는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고 토로했다. 경유와의 혼합이 의무화됐을 당시 바이오디젤을 직접 생산하라는 정부권유를 외면해 온 정유사들이 시장이 정착되자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GS칼텍스는 2010년 100% 자회사인 GS바이오를 설립, 자체적인 공급은 물론 다른 바이오업체의 판매단가를 낮추는 견제수단으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친환경 미래먹거리로 선정하고 육성을 추진하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디젤업계의 전체 생산가능규모는 133만㎘였으나, 이전까지 221만㎘이던 캐파가 일부업체 폐업으로 1년새 39.8% 감소했다. 또 실제 바이오디젤 생산량은 70만㎘로, 생산가능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바이오디젤업계는 이처럼 자체 생산규모가 충분한데도 대기업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일은, 바이오디젤을 납품하는 기존 협력사와의 상생을 무시하고 동반성장이라는 덕목을 저버린 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안으로 “대기업인 정유사는 기술력이 필요한 바이오항공유 개발에 힘쓰는 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다만 바이오항공유를 개발하겠다고 야심차게 밝힌 SK이노베이션부터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유 수요가 떨어지자 프로젝트를 잠정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유사의 사업확장이 나쁜 일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해외 정유사인 엑손모빌, 쉘, BP, ENI, 토탈 등도 기존 정유공장 설비를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시장 형성에는 뒷짐 지던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이 구축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밥상 차렸더니 숟가락 올리려는 꼴"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행태다.

최근 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 개선에 중점을 두는 ESG 경영이 기업들의 화두다. 여기서 사회적책임은 NGO단체에 마스크나 햇반을 기부하는 것만이 아니다. 주변 먼저 챙기는 것이 진정한 상생경영이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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