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에너지수요 급증, 석탄소비 제한조치도 영향
상당수지역 전력 할당조치 등으로 산업체 가동차질 빚어

[이투뉴스] 중국이 10년 만에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경기회복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한데다 정부의 석탄 소비 제한과 폭염 등이 전력공급에 타격을 주면서다. 전력부족 현상이 향후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내 경기 회복과 전세계 무역거래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 중심지역을 포함한 상당수 지자체들이 최근 몇 주간 심각한 전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CCN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일례로 광동지방은 1조7000억 달러, 중국 경제 생산량의 1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제조 중심지다. 그러나 지역당국이 지난 한 달 넘게 전력 할당조치를 실시해  많은 제조사들은 주당 며칠씩 운영을 중단했다.

일부 지역은 전력 할당조치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중국 전력당국은 광동성 뿐만 아니라 제조허브인 저장성과 윈난성, 광시성 등 9개 지역에서 전력 할당제 등 전력 소비억제 조치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 하락과 석탄가격 상승으로 17개 지역이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했던 2011년 이래 최대 에너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선언한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석탄 소비를 억제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 목표는 중국내 석탄 생산량 하락으로 이어지며 석탄가격 상승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력 부족은 사실상 건설과 제조 산업을 포함한 경제 대부분에서 생산성을 위축시키고 있다. 전력 부족이 지난 6월 중국내 공장 활동을 둔화시켰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은 인정했다.

중국내 최대 철강 제조사인 첸드 뉴 매터리얼 사는 전력 배급제가 끝날 때까지 주당 이틀간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고 고객들에게 알렸다. 회사는 전체 생산량의 20%인 월1만톤 가량의 철강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남중국에 있는 유럽상공회의소는 80개 회원사들이 주당 수일간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등 전력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부 회사들은 공장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 값비싼 디젤발전기를 대여하기 시작했다.

주요 금속 생산지인 윈난성에서 전력 할당조치는 알루미늄과 주석 등 일부 금속 생산량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 생산량 하락으로 납품 마감일을 맞추지 못해 세계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력 부족의 원인을 전력수요 상승과 극심한 날씨 등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에너지와 청정대기 연구소의 로리 밀리버타 상임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회복책은 매우 탄소 집약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남부 발전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남중국의 전력 소비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1% 상승했다.  

석탄은 여전히 중국 전력원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나 정부의 탈탄소화 방침에 따라 석탄 소비가 제한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는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탄광운영 중단을 명령하기도 했다.  

지난해 석탄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해외에서 석탄을 수입해오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중국 석탄 수입량의 60%를 담당했던 호주와의 무역 긴장도 한 몫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코로나19의 발생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자 중국은 호주산 석탄에 대해 무역장벽을 높였다. 이후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에서 석탄을 더 많이 수입했으나 부족분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일부 중국 전력회사들이 연료부족 상황을 겪고 있다.

한편 무더운 여름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부족 현상이 몇 달 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남부와 중앙 지역 당국은 기온이 평년보다 더 높을 경우 전력배급 할당조치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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