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신현돈] 심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를 적당한 수준에서 저지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선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구증가와 산업발전으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이를 위해 탄소에너지 기반의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 가스의 소비량이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가속화 되고 있다. 

현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20ppm(0.04%) 정도다. 지질학적인 시간으로 보면 약 10만년 주기로 이산화탄소 탄소 농도는 180~300ppm 사이에서 주기적인 변동성을 보여주었고 약 2만년 최저 농도를 기록한 후 상승주기로 들어선 후 계속 증가하여 산업화 이후로 300ppm을 넘어서 불과 200년 만에 400ppm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적 이산화탄소방출량은 약 360억 톤 규모이며 이 가장 많은 배출국은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순이다. 중국은 매년 100억톤, 미국은 53억톤, 러시아는 17억톤, 일본이 10억톤 이상 배출하고 있으며 한국은 6억톤 이상 배출하고 있다. 영국은 4억톤 이하를 배출하고 있다. 이처럼 이산화탄소배출량은 결국 각 나라의 산업구조, 경제 규모, 인구수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수송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가 73%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기후변화 문제는 곧 에너지전환 문제인 것이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한 1차 산업혁명 이후 200년 가까이 우리사회를 이끈 산업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탄소기반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발전하였다. 그것이 바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화석연료이다. 실제로 산업혁명이후부터 2017년까지의 이산화탄소 누적방출량을 보면 미국 4000 억톤, 유렵연합 3500억톤, 중국 2000억톤, 일본이 620억톤, 한국 160억톤 정도 배출하였다. 즉,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이 전체의 50% 가량을 배출하였고 인구가 많고 경제규모가 큰 중국을 포함하면 약 60% 가량을 선진국과 경제대국이 책임지고 있다. 한국은 약 1% 남짓 방출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사실이 선진국이 지금의 기후변화에 대한 더 많은 책임이 있음을 의미한다. 

탄소기반의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 방출을 심화시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많은 자연재해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는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누구나 예상하듯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따라서 줄어들게 된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이미 2050년까지 순탄소배출을 Zero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선언을 하였고 일부 국가는 선언을 넘어 법제화까지 추진하였다. 즉, 산업구조 개편과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거나 혹은 배출된 탄소는 모두 포집하여 지하에 묻거나 활용하여 대기 중으로 내보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석탄발전이 사라져야 하고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에너지 정책이 추진되어야 가능하다. 즉, 에너지 전환이 계획대로 추진되어야 가능하다. 30년 뒤라고 먼 훗날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없이는 30년이라는 기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거 우리가 국제적으로 약속했던 것을 지키지 못했던 사실과 그때 보다 현재의 탄소방출량 훨씬 증가한 현실을 고려해볼 때, 실천 가능한 목표와 실행계획이 뒤따르지 않는 계획은 그야말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탈탄소화 사회로 가기위해서는 우리의 산업구조와 이에 따른 에너지원 구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며 이는 에너지원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합의가 전제되어야 실천이 가능하다. 각 나라별로 에너지원의 종류와 구성도 다르고 산업구조와 경제 발전 수준도 다르다. 에너지 집약 산업이 없는 유럽선진국, 신재생 에너지 가능성이 무궁한 땅 넓은 북미 국가, 인구가 많은 저개발국가, 에너지자원이 없는 국가,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 경제 등 각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처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우리 산업과 경제,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보여주기 식이 아닌 우리만의 현명한 에너지 전환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선진국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과연 선진국으로 가는 길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지속가능한 지구는 지속가능한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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