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업체들이 LNG 직도입협회를 설립하고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아 공식 출범했다. 협회는 LNG를 많이 수입하는 SK E&S와 GS에너지, 포스코에너지 등이 주도해 공동 회장사를 맡고 여수 묘도에 상업용 LNG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는 한양 등 10여개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LNG 직수입을 도입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회사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설립목적은 LNG 직수입 관련 조사·연구 및 기술개발 지원·보급, 전문인력 양성, 정책제안 활동 등 LNG 직수입 산업의 육성 및 진흥에 기여하는 것이다. 

LNG 직수입업체들이 뜻을 모아 협회를 설립한 것은 그동안 직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나름대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NG 수입은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해 왔으나 1997년 민간에 조건을 걸어 허용했다.

직수입 조건은 먼저 도시가스사업법에 의해 판매를 위한 수입은 불가능하다. 즉 전국에 산재돼 있으면서 지역을 독점하고 있는 도시가스업체들은 직도입이 안 된다. 수입이 가능한 경우는 민간회사가 소유한 공장이나 발전소 연료로 투입하는 자가사용분만 해당된다. 이에 따라 LNG 직수입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3.5%, 3.6%로 미미했으나 2017년 12.3%, 2018년 13.9%, 2019년 17.8%, 작년에는 920여만톤으로 전체의 22.4%를 차지하는 등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에너지전환에 따라 원자력과 석탄화력 발전의 비중이 줄고 재생에너지로 바뀔수록 LNG는 가교에너지로서 역할이 커지고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어날 전망. 수요가 늘어나 수입이 늘어나면 민간의 직수입 물량도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직도입 업체들은 LNG 저장 터미널을 건설한다 하더라도 한국가스공사의 배관망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권익을 지키고 옹호하기 위한 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해온 것이 사실이다.

반면 LNG를 독점적으로 수입하다가 점점 비중이 줄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로서는 직도입협회 출범이 내심으로는 기분 좋을 리가 없다. 가스공사 노조는 벌써 민간 수입업체들이 환상 배관망을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가스공급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공공연히 표방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또한 국가적 수급안정성 등 국내 천연가스 산업의 공공성을 훼손할 소지가 높을 것으로 걱정하며 협회와 직도입 업체들이 수급안정에는 별다른 관심없이 이익만 추구하면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협회의 설립으로 가스공사와 민간업계 간의 주도권 경쟁은 계속 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민간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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