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미운 오리새끼 된 바이오매스산업
[발언대] 미운 오리새끼 된 바이오매스산업
  •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
  • 승인 2021.07.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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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단국대 산림에너지연구소 부소장·나무와 에너지 대표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

[이투뉴스] 최근 한 환경운동가에 의해 촉발된 ‘산림탄소중립’ 논쟁은 임업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산림청이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산림을 통한 탄소흡수계획’을 재점검하고 있어 차제에 벌채방식과 목재이용에 관한 정책에 큰 전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가 목재생산 그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몇몇 성급한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나무가 무분별하게 벌채되고 가치없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환경단체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연간 수백만톤씩 목재펠릿을 대형 화력발전소에 연료로 사용하는 행태를 문제 삼아왔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아직 나무를 에너지로 사용할 때 탄소중립으로 간주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어떤 과정을 통해 나무를 생산했는지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놓고 10여 년째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위기이므로 IPCC(기후변화 국가간협의체) 등이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정해 이를 준용하면 가장 합리적이다. 하지만 각국이 서로 다른 바이오매스 이용 조건과 산업구조를 갖고 있고 재생에너지 여건 등도 다르다보니 기준과 해석도 제각각이다. 목재산업이 활발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산업 부산물을 활용한 난방용 바이오매스 산업이 중심이고 임야비중이 국토의 12%에 불과한 영국은 미국 남부에서 생산된 펠릿을 900만톤이나 수입해 전기를 생산한다. 사실 목재펠릿을 활용한 발전사업은 영국사례가 포함되어 그렇지 전 세계적으로 그리 비중이 높지 않다. 목재펠릿 자체가 고가의 연료인데다 나무를 대규모로 운송하느라 비용과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따라서 시장의 논리로 보면 나무를 파쇄-건조-성형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목재펠릿이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각국 보조금 정책에 따라 일부가 대형 화력발전소에서 사용돼 왔다.

불행히도 우리는 영국사례를 쫒아왔다. RPS라는 재생에너지 지원제도 아래 대형 발전사들에게 일정비율의 재생에너지 발전 의무를 부과하자 석탄을 사용하는 방식과 가장 유사한 목재펠릿이 발전소로 연료로 선호되었다. 2018년부터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벌채부산물(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한전 자회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니 목재펠릿을 운송하기 위해 1개 발전소가 1년에 무려 2만3000회나 트럭을 동원했다. 국내에서 펠릿을 생산해도 펠릿 원료인 나무를 공장으로 수송하고, 생산된 펠릿을 다시 전국 발전소로 공급하려면 탄소를 배출하는 차량운행이 불가피하다. 시민사회의 의구심은 당연하다.

임야면적이 국토의 63%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바이오매스는 목재산업의 중요한 출구다. 벌채 후 발생하는 제재하기 어려운 나무와 부산물은 장작과 목재칩을 만들고, 목재산업에서 발생하는 톱밥은 목재펠릿으로 쓸 수 있다. 가뜩이나 해외 값싼 목재가 수입되어 국내산 목재 활용도가 떨어지는데 바이오매스로 부가수익을 낼 수 있다면 임업의 부가가치도 상승한다. 지역의 임업, 목재산업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그 지역의 소규모 열병합발전소에서 사용한다면, 에너지자립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  등장도 가능하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바이오매스 열배관을 가설하면 마을의 가치도 상승하고, 이를 통해 적잖은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지역단위 탄소중립 실천은 이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 진다는 사실을 유럽 바이오에너지마을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독일에서 바이오매스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독일 난방용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목질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마을단위 바이오매스 열공급사업에 중앙정부가 많은 투자를 해 온 결과다. 인건비가 높은 독일이 매년 6000만㎥ 이상의 목재를 수확해 고부가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도 바이오매스의 부가가치 덕분이다. 분산에너지 확대와 2050 탄소중립 정책 설계를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산림청도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산림에너지자립마을 3곳의 설계작업도 한창이다. 최근 산림분야 탄소중립 민관협의는 그런측면에서 더욱 역할이 중요하다.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아온 바이오매스가 임업과 지역경제, 탄소중립 측면에서 그 진면목을 제대로 평가받기를 기대한다.

이승재 단국대 산림에너지연구소 부소장·나무와 에너지 대표 hui7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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