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물량 중 1.6%만 낙찰…중견기업 위주 참여해 판매량 하락
한전 “참여기업 늘어나고 있어 내년부터 입찰참가 반등 예상”

[이투뉴스] 한국형 RE100(K-RE100) 이행방안 중 하나인 녹색프리미엄 2차 입찰 결과 전체의 1.6%에 불과한 203GWh만 낙찰돼 1차 입찰보다 판매물량이 형편없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가 입찰을 통해 올해 잔여물량을 어느정도 해소하려 했지만 여전히 1만GWh 이상 물량이 남게 됐다.

한국전력공사는 22일 2차 녹색프리미엄 입찰을 마치고 판매물량 및 평균 낙찰가 등을 공개했다. 녹색프리미엄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구매하려는 전기소비자에게 추가 요금을 받고, 이를 인정해주는 RE100 실행방안 중 하나다. 소비자는 전기요금에 추가금을 더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로 RE100 인증에 활용할 수 있다. 추가 요금은 에너지공단으로 출연, 재생에너지 투자사업에 활용한다.

앞서 한전은 1차 입찰 당시 전체물량 1만7827GWh 중 7%인 1252GWh만 판매돼 잔여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입찰을 예고했다.

한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차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25곳이다. 입찰물량 1만2319GWh 중 낙찰량은 203GW로 1.6%만 판매됐다. 평균 입찰가격은 kWh당 12.9원으로 최고 입찰가는 25원/kWh, 최저 10원/kWh이다. 입찰을 통해 납부해야하는 프리미엄요금은 1574만원이다. 한전은 추가 입찰을 통해 잔여물량 해소를 기대했지만 판매량이 1차의 16% 수준에 머물렀다.

한전 측은 이번 입찰에 대기업보단 중견기업 위주로 참여하면서 1차보다 낙찰량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올해 녹색프리미엄과 관련한 예산을 제대로 책정하지 못하면서 판매물량이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1차 입찰에는 주로 대기업들이 참여했지만 이번 입찰에는 물량을 확보한 대기업은 빠지고, 중견기업들이 참여해 판매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다”며 “녹색프리미엄 관련 규정이 작년 12월 개정되면서 기업들이 사업계획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올해 입찰 참여가 낮은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K-RE100 이행방안이 다양한 것도 녹색프리미엄 낙찰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현재 K-RE100 이행수단은 ▶녹색프리미엄 ▶REC 거래시장 ▶제3자 PPA ▶지분투자 ▶자가발전 등이 있다. 기업은 다양한 방안을 두고 단가를 비교해 추가요금을 내는 녹색프리미엄 입찰이 아닌 다른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내년부터 기업이 녹색프리미엄 관련 예산을 반영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프리미엄이 매년 갱신되는 만큼 기업이 내년부터 이와 관련한 사업계획을 세우면 입찰물량을 더 많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는 제도 도입 초기단계에 기업이 녹색프리미엄 관련 사업계획을 반영하지 못해 낙찰물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으며, 산업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현재 녹색프리미엄이 RE100 이행에 가장 용이한 제도라는 의견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계획을 제대로 반영한 내년부터는 변화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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