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 (사)물과 생명 이사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 (사)물과 생명 이사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사)물과 생명 이사장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2주에 걸쳐 국회물포럼과 서울대의 공동주관으로 제 1회 국제 하늘물 페스티벌이 열렸다. 스톡홀름의 국제 세미나에서 두 개의 세션 주관, 하늘물 시민·학생 동영상 콘테스트, 레인시티 선언식, 온라인 하늘물 전시회, 국제 빗물식수화 워크숍 등 6개의 다양한 이벤트로 구성되었다.

스톡홀름 세미나에서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시민들이 빗물의 중요성을 알고, 빗물을 버리는 대신 모으는 도시로 만들자는 레인시티 선언을 채택하고, 국제 청소년 빗물네트워크를 제안하였다. 국내에서 6번째 열리는 빗물창의 경진대회에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태평양 섬나라의 시민·학생들이 하늘물을 잘 사용하고 즐기는 동영상으로 경합을 벌였다. 또한 두 번째 열리는 하늘물 전시회는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하늘물을 잘 활용하여 쓰고 있는 수원시, 노원구, 제주도, 남태평양 도서국가 등의 모범사례를 영상으로 전시하였다. 행사의 마지막은 국제물협회와 공동으로 아시아 및 태평양 도서지역에서 필요한 빗물식수화의 이론과 실제 사용방법을 소개하였다.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레인시티 선언식이다. 그 주요 내용은 ▶빗물을 버리는 대신 모아서 활용하는 패러다임의 전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빗물 중요성 이해 및 활용 ▶전문가들이 쉽게 접근하고 적용할 수 있는 빗물 관리기술의 개발 ▶중앙·지방 정부는 빗물 수집 정책·운영을 통합하고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기후위기와 관련된 국제 단체·프로그램의 ‘레인시티 이니셔티브’ 지지 및 촉구 ▶국제 빗물 청소년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세계의 물문화를 공유하는 것이다.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은 축사에서 세계 최초로 측우기를 발명하고 가장 긴 측우기록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역사로부터 영감을 얻어서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하였다. 국회물포럼의 변재일 회장과 박수영, 이수진 부회장도 레인시티의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법적 제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학계와 시민단체, 국제물협회,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의 빗물관련 학회 회장들이 축하와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번 비대면 페스티벌은 장점이 더 많았다. 모든 자료는 유튜브에 올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시민들의 참여와 자원봉사만으로 진행되었다. 서울대학교 환경동아리 씨알의 학생들이 주관하여 국내외의 우수한 16개의 작품을 공모하였다. 시민과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만들다 보니 스스로의 물문제와 그 해법을 공유하면서 홍보와 교육의 효과가 저절로 나타난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1441년 9월 3일은 측우제도가 시작된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면서 온라인으로 세계의 시민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하면서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기후위기가 점점 심각해지는 이 시점에서 가장 열악한 기후, 지형을 극복해온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레인시티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과 전 세계의 시민들과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재미있게 참여하면서 서로 배우고 협력하면서 물문화를 육성하는 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앞으로도 계속하여 국내 및 국외의 도시와 공동으로 하늘물 페스티벌을 진행하고자 한다. 시민과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반영하고,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조선 초기는 지구의 소빙하기 시기로서 가뭄과 기근이 자주 들었다. 세종대왕께서 세자와 관리들과 함께 측우기로 우량을 측정하며 연구하는 장면이 있는 그림이 있다. 이렇게 말씀을 전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가장 먼저 빗물관리를 시작하였으니, 우리 후손들은 빗물관리를 통하여 세계의 기후위기를 극복하도록 선도하거라’. 그 바람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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