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츠에너지, 엑셀론에 FR‧피크감축용 내달 첫 공급
향후 성과 따라 200여개 송·변전시설로 확대 전망

▲김용철 다츠에너지(dots energy) 대표가 김포학운산단 소재 인투알 생산공장에 설치한 전기차 폐배터리·태양광 연계 피크부하 감축 및 비상전원 공급용 ESS를 지켜보고 있다.
▲김용철 다츠에너지(dots energy) 대표가 김포학운산단 소재 인투알 생산공장에 설치한 전기차 폐배터리·태양광 연계 피크부하 감축 및 비상전원 공급 ESS를 살펴보고 있다.

[이투뉴스] 미국 최대 전력회사가 ‘메이드 인 코리아’ ESS기술에 꽂혔다. 송‧변전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변전소를 증설하는 대신 한국기업이 공급하는 주파수안정화(FR)‧피크부하감축(PS) 겸용 ESS솔루션을 시범도입하기로 했다. 향후 성과에 따라 200여개 현지 송‧변전 시설로 확대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다츠에너지(대표 김용철, dots energy)에 따르면 엑셀론(Exelon)사는 송‧변전 증설투자 비용절감을 위해 PCS(전력변환장치) 1MW-배터리 4MWh규모의 ESS사업을 입찰에 부쳐 지난 4월 이 회사와 정식계약을 체결했다. ESS 핵심설비인 PCS와 EMS(에너지관리시스템), BOS(운영제어시스템) 등을 메릴랜드주 현장에 납품하고 20여년간 시설 운영을 맡는 조건이다.

이 회사가 미국시장에서 수주실적을 올린 건 올초 델라웨어주 FR용 공급과 코네티컷주 탄소중립 호텔 제어시스템 납품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 ESS 확대정책을 펴고 있어 현지 전력회사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ESS의 다양한 기능 중 기존 송‧변전설비 증설을 대체하는 첫 시범사업이어서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ESS 연쇄화재 사고 이후 정책지원과 보급사업이 중단돼 배터리 대기업을 제외한 산업 생태계가 완전 붕괴된 국내 상황과 대조적이다. 엑셀론은 31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설비와 송‧배전설비를 운영하는 미국 최대 전력회사다. 전통 원자력·화력에서 ESS와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업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내달 출하돼 내년 초 현장에 설치되는 이 시스템은 현재 김포학운산단 인투알(대표 백은기) 사업장에서 막바지 조립과 성능테스트를 하고 있다. 평소엔 전력계통 주파수를 안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다가 전력수요가 많을 땐 피크부하를 완화하는 ‘1기기 2역할’을 하게 된다. ESS랙(Rack) 전문업체인 인투알이 핵심설비를 보호‧밀폐하는 전용 외함(케이스)을 별도 제작했다.

ESS는 ‘전력산업의 맥가이버 칼’로 비유할 만큼 쓰임새가 다양하다. 불규칙한 태양광‧풍력 생산전력을 해결해주는 재생에너지 연계부터 경부하 시간대에 저렴한 전력을 저장했다가 중부하 때 쓸 수 있도록 해주는 피크부하 경감, 전력망 주파수 안정화(FR), 가상발전소(VPP) 운용, 소규모 독립 전력망 구성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 전력회사 엘셀론에 내달 공급 예정인 ESS 시스템 2기가 출하 전 막바지 점검을 받고 있다.
▲미국 전력회사 엘셀론에 내달 공급 예정인 ESS 시스템 2기가 출하 전 막바지 점검을 받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과 탄소중립‧재생에너지 확산 정책에 힘입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시장은 2019년 11GWh규모에서 2025년 94GWh로 연평균 43%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전력망 시장만 작년 기준 6.5GWh에 달하며, 2025년에는 이보다 9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응해 다츠에너지는 기존 FR시장을 비롯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재사용(REUSE) 시장과 기후위기 대응형 중‧소규모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등을 겨냥한 상업화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버스에서 사용하던 리튬이온 폐배터리를 ESS용으로 전환해 태양광 생산전력을 충‧방전하거나 피크부하를 억제하고 정전 시 공장에 비상전력을 공급하는 다용도로 실증운전을 하고 있다.

평상시엔 재생에너지 연계용과 피크부하 감축용으로 기능을 하다가 전력계통에서 전력공급이 끊기는 순간 발전기 대신 전기차 폐배터리에 충전돼 있던 전력을 비상계통에 공급해 일정시간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를 위해 다츠에너지는 2대의 PCS를 병렬운전 모드로 상시 운영하고 있다. 사전에 설계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충·방전량을 결정하고 필요 시 기능을 전환한다.

앞서 다츠에너지는 폐배터리 재활용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력망 ESS와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영역의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폐배터리는 잔여수명이 많이 남아있어 활용가치가 높지만, 차량 및 배터리 제조사에 따라 팩간 출력특성 차이가 커 이를 활용해 제 성능을 얻으려면 노련한 팩밸런싱 기술이 필요하다. 사용후배터리팩을 모듈화해 ESS로 활용한 것은 이 회사가 최초다.

김용철 대표는 "이번 미국 송·변전설비 대체시장 진출에 이어 조만간 현지 저소득층 기후재난 비상대피시설 ESS 구축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라며 "ESS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위한 필수 솔루션이다. 국내 업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시장 확대에 대비해 차별화 된 핵심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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