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투자축소·중국 경제회복 등 리스크 상존
중국·인도, 비축유 방출로 유가인상 및 중동 견제

[이투뉴스] 올겨울이 국제유가 상승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내년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겨울철 석유수요 증가로 100달러에 도달하는 기한이 6개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석유수요가 많은 중국과 인도가 전략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유가인상을 견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올 겨울이 예년보다 추울 경우 석유수요가 하루 100만~200만배럴 급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내년 국제유가는 기존전망보다 최대 6개월 빠르게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BofA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과 선진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통화 및 증시 급락(Taper Tantrum), 중국의 부채, 이란의 원유수출 재개 등이 리스크로 거론된다”며 “겨울철 날씨 리스크는 에너지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화요인”이라고 말했다.

BofA는 또 다른 유가인상 요인으로 대형 석유회사의 투자감소를 들었다. 최근의 ESG 기조와 석유사업 수익성 악화로 투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특히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지난해 대규모 자산손상을 기록하면서 이로 인해 석유매장량 역시 130억boe 감소했고 감소한 매장량을 보충하지 않으려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인 라이스태드는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매장량 대체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15년 이내에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석유수요 회복도 유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티팟(teapot)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석유정제업자의 석유수입 허용물량을 축소한 바 있다. 이는 티팟의 탈세 및 환경 관련 규정위반을 제재하기 위한 것으로 쿼터가 전년동기대비 35% 이상 감소하면서 정제물량도 함께 줄었다.

그러나 위반혐의 조사가 끝나는대로 축소했던 쿼터는 원상복귀될 것으로 보인다. 4월 이후 수입쿼터 축소로 정제처리 물량이 감소했으나 수입량을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 또 최근 중국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라졌다고 주장하면서 원유수요가 급속히 회복하는 것도 선물시장 가격을 끌어 올리는 이유로 지목된다.

실제로 중국의 8월 원유 수입량은 전월대비 8% 증가해 하루 1053만배럴을 기록했다. 당초 JP모건 등은 코로나19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뒤집은 것이다.

반면 유가가 더 오르는 것을 중국, 인도가 가만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9일 중국이 국내유가를 낮추기 위해 유례없는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하는 등 물가조절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중국은 인플레이션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큰 요소”라며 “전략비축유 방출을 통해 중동 원유 수입량을 줄일 수 있음을 과시하고 장기적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 중동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역시 OPEC+가 증산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국보다 이른 8월부터 전략비축유를 방출했다. 표면적으로는 전략비축유를 판매하고 여유 저장시설을 대여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OPEC+를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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