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농업폐기물로 석유 대신하는 효소개량기술공정 개발
볏짚·옥수수속대에서 바이오연료 및 플라스틱 중간원료 생산

[이투뉴스] 볏짚이나 옥수수속대 등 농업잔재물을 이용해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플라스틱의 중간원료를 만드는 공정기술이 우리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바이오에너지연구개발센터 민경선 박사와 강릉원주대, 덕성여대 등 공동연구진은 농업폐기물에서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을 생산하는 신규 효소공정을 개발했다. 전분이나 포도당류를 이용한 바이오매스는 ‘식량자원을 에너지’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지만 볏짚이나 옥수수속대 등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이 농업폐기물 산처리 반응기를 운전하고 있다.
▲연구진이 농업폐기물 산처리 반응기를 운전하고 있다.

에기연 연구진은 구조 기반 분자 모델링 및 단백질 공학을 통해 개량된 신규 효소를 적용해 볏짚, 옥수수속대와 같은 비식용성 농업폐기물을 활용해 바이오항공유, 바이오플라스틱의 중간 원료인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공정을 만들었다.

기존에는 농업폐기물에서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을 생산하는 공정은 루테늄 기반 화학촉매를 사용하는 방법이 유일했으나,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효소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공정이다.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은 작용기 변경, 중합과정 등을 거쳐 바이오항공유 또는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연구개발의 최종 산물인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은 바이오매스에서 직접 얻을 수 없고, 바이오매스를 산화시킴으로써 레불린산을, 그리고 레불린산을 수소화하는 과정을 거쳐 얻는다. 다만 이 과정 중 자연계에서 레불린산을 수소화 시키는 효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레불린산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아세토아세트산을 수소화하는 효소의 경우 자연계에 널리 존재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아세토아세트산을 수소화하는 효소의 분자 모델링을 통해 유사구조인 레불린산까지 확장 적용해 수소화하는 신규 효소 개량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개발한 효소는 경쟁기술인 루테늄 기반 화학촉매에 비해 반응온도와 에너지 요구량이 낮고 외부 수소공급 없이 바이오매스 산처리 과정에서 얻어지는 개미산을 통해 수소공급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또 기존 화학촉매와 달리 광학선택적으로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을 생산할 수 있어 수소, 전기가 대신하기 어려운 바이오항공유뿐 아니라 고부가 물질인 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의약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식량자원에 비해 원가가 저렴하고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고부가 물질 생산과 탄소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여기에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효소를 개량 후 실제 농업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공정에 적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연구책임자인 민경선 박사는 “성장과정에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탄소중립형 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매스 중 농업폐기물을 바이오리파이너리의 중간원료로 전환하는 효소기반 바이오 공정 개발은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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