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10월 kWh당 100원 돌파…REC도 상승세 이어가
의무공급비율 상향 감안해 곳곳서 '고가입찰 움직임'

[이투뉴스] 하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입찰이 지난달 29일 마감된 가운데 발전업계가 상반기보다 입찰가를 높게 쓴 것으로 알려져 선정가격이 2017년 이후 4년 만에 반등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전력시장가격(SMP)과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 고정가격입찰도 긍정적인 영향이 뒤따를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RPS입찰에 참여한 발전사업자들 대다수가 최근 시장분위기를 감안해 입찰가격을 올려 도전했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고정가격계약에 참여하려는 사업자는 SMP와 REC가격을 합한 가격으로 입찰해야 한다. 

태양광발전사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하반기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알음알음 입찰가격을 알아 본 결과 100kW 이상 500kW 미만은 평균 15만4000원 전후로 입찰가가 형성됐고, 500kW 이상 1MW미만은 14만5000원 내외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관계자도 “그동안 장기입찰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입찰에 선정되기 위해선 최대한 입찰가를 낮춰야 된다는 게 주된 여론이었지만 이번 입찰은 예년과 다르게 사업자들이 도전적으로 입찰가를 썼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동안 SMP와 REC가격 변동사항.(단위: 원/kWh)
▲지난 1년동안 SMP와 REC가격 변동사항.(단위: 원/kWh)

이번 입찰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는 현재 시장에서 SMP와 REC가격이 같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입찰을 마감했던 5월 31일 SMP 평균가격은 kWh당 79.7원이었지만 하반기 입찰 마감일인 지난달 29일에는 108.7원으로 30원 가까이 올랐으며, 2일 기준 131.4원을 기록했다. 작년 49원까지 떨어졌던 SMP는 올해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같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REC가격도 하반기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9월까지 1REC 평균가격은 3만2000원(kW당 32원)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달부터 크게 상승해 2일 기준 3만7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2일 기준으로 SMP와 REC를 합하면 kW당 169.3원으로 계산된다. 상반기 고정가격입찰 평균가격인 136.1원보다 33원(24.4%) 가량 높다.

내년부터 RPS 의무공급비율이 대폭 상향하면서 사업자들이 좀 더 도전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까지 9%였던 의무공급비율이 내년에는 12.5%로 크게 확대돼 사업자들도 입찰가를 높게 쓸 수 있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한결 나아졌다는 것이다.

김숙 전국태양광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올 하반기부터 SMP와 REC가격이 모두 오르고 내년에는 의무공급비율도 크게 상향되면서 사업자들이 좀 더 도전적으로 입찰가격을 쓰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예전에는 입찰에 선정되기 위해선 낮은 가격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소심했던 것 아닌가'라고 후회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이후 고정가격입찰 선정 결과.(단위: 원/MW)
▲2017년 이후 고정가격입찰 선정 결과.(단위: 원/MW)

일부에서는 과거보다 올라가고 있는 SMP와 REC가격에 혹해 현물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가 불안정한 현물시장 대신 고정가격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만큼 사업자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현물시장의 경우 다양한 요인으로 수시로 가격이 변동되기 때문에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산업부도 변동성이 높은 현물시장보다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정가격입찰을 선호하기 때문에 사업자 역시 눈앞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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