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에 미세구멍 조밀하게 뚫어 유연성 확보

▲최경진 UNIST 교수가 투명 태양광셀을 굽혀보고 있다.
▲최경진 UNIST 교수가 투명 태양광셀을 굽혀보고 있다.

[이투뉴스] 검고 딱딱한 기존 실리콘 태양광셀의 단점을 개선한 투명 태양광셀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팀은 실리콘에 미세구멍을 조밀하게 뚫어 유연성을 갖는 투명 태양광셀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미세구멍을 착색된 고분자 물질로 채워 넣으면 색상조절이 가능하고, 고무수준으로 유연하게 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태양광셀에 쪼여진 빛 중 일부가 미세구멍 내 고분자 물질을 통과해 우리 눈엔 투명한 색상이 보이고, 나머지는 실리콘에 흡수돼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다. 투명 태양광셀은 기존 검은 실리콘 태양광셀과 달리 빛을 투과시켜 건물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

최경진 교수팀은 투명태양전지 기술에 색상과 유연성을 더했다. 딱딱한 실리콘을 이용했음에도 유연성이 뛰어나 부러지지 않고 쉽게 구부릴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실리콘은 구부리면 높은 응력을 견디지 못해 균열이 생긴다. 이 균열은 빠르게 퍼져나가 셀이 파손되고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곡면 등에 설치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구멍을 뚫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 굽힘 시 응력이 아주 좁은 영역에만 집중돼 구조가 더 유연해지고 균열이 쉽게 전파되지 않는다. 미세구멍에 착색된 고분자를 끼워 넣으면 셀 색상을 중성에서 녹색, 파란색, 노란색 등 다양하게 바꿀 수도 있다.

유연성도 뛰어나다. 거의 반쯤으로 굽히는 수준의 굽힘 테스트 결과 초기 효율의 95% 이상을 유지했다. 태양광 흡수물질로 실리콘을 썼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1500시간을 견딜 수 있다. 최경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투명태양전지는 건물 창문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투명하고 유연하다"며 "색상 조절도 가능해 다양한 응용 분야에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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