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설립준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허가에 이어 출범까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던 ‘LNG직도입협회’가 드디어 출범식을 갖고 공식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일단 SK E&S, GS에너지, 포스코에너지, 파주에너지서비스, 나래에너지서비스, GS파워, GS EPS, 보령 LNG터미널 등 8개 회원사로 출발한 협회는 새로운 민간 LNG터미널사업자와 직수입자를 대상으로 세를 확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LNG직도입협회 출범이 천연가스 시장에서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매년 LNG직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민간기업이 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협의체 구성이기 때문이다. 2005년 전체 LNG수입의 1.4%에 그쳤던 LNG직수입 물량은 2019년 17.8%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는 22.4%에 이른다. 그만큼 천연가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민간기업의 역할이 커진 셈이다.

이는 출범식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박기영 2차관과 유법민 자원산업정책국장, 김진 가스산업과장 등 가스 부문의 핫라인이 모두 참석한 데서 잘 드러난다. 박 차관이 그 자리에서 수소경제 조기 정착뿐만 아니라 LNG벙커링, LNG냉열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 발굴을 요청한 것도 협회가 활동 범위를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국가적 수급 안정성 등 국내 천연가스산업의 공공성을 훼손할 소지가 높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민간기업 협의체라는 특성 상 안정적 수급보다는 이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데다, 자칫 전기요금 등 가뜩이나 왜곡된 에너지 시장에 부정적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가스공사 노조가 LNG직수입사업자들이 안전·안정공급의 근간을 뒤흔들고, 물량이탈에 따른 소비자요금 증가가 또 다시 추가물량 이탈로 이어지면서 전 국민 에너지복지에 타격을 준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산업부와의 교감 속에서 출범된 배경도 앞으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에서 작금의 화두인 투명·공정의 가치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당초 산업부가 출범식을 공개하려다 갑작스럽게 비공개로 전환한 것도 이런 의혹의 시선을 짙게 하는 일면이다.

그렇다 해도 사실상 한국가스공사가 독점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천연가스 시장에서 LNG를 직도입하는 민간기업의 협회 출범은 그 자체만으로 기대감을 갖기에 부족하지 않다. 출항의 돛을 올린 LNG직도입협회가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천연가스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인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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