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추가접종·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도발 등으로 유가상승
OPEC+, 기존정책 유지 결정…러시아 “석유수요 감소 없다”

[이투뉴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에도 13일 기준 브렌트유가가 배럴당 84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매섭다. 이는 지난해 11월 10일 84.99달러를 기록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여기에 주요기관들은 국제유가 추가상승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미크론이 석유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 북미를 덮친 한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업계 일각에서는 이대로 오미크론을 통제한다면 올해 1분기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26일 이른바 오미크론 쇼크 직후 브렌트유는 72.72달러, WTI유는 68.15달러, 두바이유는 77.38달러로 10달러 가까이 급락했다. 오미크론 쇼크는 지난 한 달 간 세계 석유수요에 대한 큰 위협으로 여겨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미국을 포함한 다수국가에서 해외입국과 개인방역을 강화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특히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가 발견 초기부터 기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공포심을 자아냈다. 하지만 미 국립전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는 델타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발언하고, 화이자가 오미크론 대항 백신을 3월부터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유가는 서서히 상승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군 병력을 배치한 일도 유가상승에 일조하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자국 영토에서 자국의 의지로 병력을 배치할 권리를 수호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NATO 및 동맹국들과 안보강화를 위한 조치를 협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에 더해 캐나다와 미국 북부의 한파로 석유생산 및 수송에 차질이 발생한 점도 유가상승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스다코타와 앨버타 북부 등 기온이 영하 18℃까지 떨어지면서 TC에너지사의 키스톤파이프라인이 가동을 중단했고 노스다코타의 바켄 셰일분지 역시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오안다·JP모건 등 국제유가 100달러 이상 전망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판단 하에 OPEC+는 4일 열린 회의에서 하루 40만배럴의 기존 증산정책을 2월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는 “오미크론의 낮은 입원율로 인해 석유수요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생산능력 부족 및 투자 제약으로 추가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지속되고 있지만 각국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해 2020년 수준의 강력한 봉쇄조치 재도입에 주저하고 있으며, 이는 유가를 지지하는 한 축이라고 평가했다.

트레이딩사 오안다의 전문가는 “중국경제가 급격히 둔화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오미크론 영향은 통제될 것“이라며 ”OPEC+의 증산이 제한받고 있어 국제유가가 1분기에 1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낮은 원유재고, 하반기 잉여생산능력 부족, 유·가스부문 제약 등으로 올해 3분기 브렌트유 가격이 9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공급측면 투자부족에 대한 시장의 인지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국제유가는 125달러, 내년은 150달러까지 폭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JP모건의 기존 시나리오 상 평균 유가전망치는 올해 88달러, 내년 82달러였다.

라이스태드에너지 역시 OPEC이 수급을 더욱 조이길 원하고 공급이 축소된다면 유가가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