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계약가 21만원 돌파…RPS 입찰가보다 32.4% 높아
현물시장 수요대비 공급 감소로 REC가격 상승에 영향

[이투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력시장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발전사업자들의 현물시장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업계는 조만간 REC가격이 5만원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SMP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거래소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탈을 보면 20일 기준 SMP 평균가는 kWh당 164.25원, REC 평균가격은 4만7522원(kWh 당 47.52원)으로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MP는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락했던 2020년 11월 49.8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를 비롯한 글로벌 에너지가격이 상승하면서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8월 평균 94.07원을 기록한 후 12월까지 142.81원으로 크게 올랐고, 최근 들어 160원을 돌파했다. 저점이었던 2020년 11월과 비교하면 세 배 넘게 오른 셈이다.

REC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만원대까지 추락한 REC 평균가격은 이달 4만원대로 회복한 이후에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에서 SMP가 상승하면 보조금 성격이 강한 REC가격은 하락하는 것이 정상이다. 반면 현재 현물시장은 SMP와 REC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높은 계약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REC거래물량도 크게 증가했다. 전력거래소가 발표한 현물시장 거래 속보에 따르면 18일 기준 REC거래물량은 22만7991REC로 13일 대비 68.33% 증가했다. 이달 평균 거래물량도 16만2669REC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높은 시장가격으로 사업자들의 현물시장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는 이유다.

재생에너지업계는 현물시장에 참여하던 사업자들이 크게 줄면서 REC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사업자들이 RPS입찰로 빠져나가면서 적체된 물량이 일정부분 해소됐고, 최근 모듈가격이 오르면서 신규발전소를 건설하지 못하자 매도물량이 줄어 가격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기준 매수주문량은 79만9045REC지만 매도물량은 22만8420REC로 공급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의무공급사들이 지난해 충당하지 못한 의무공급량을 보충하기 위해 현물시장에서의 REC거래가 늘어한 것도 가격인상에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7월 5만REC까지 내려갔던 거래물량은 이달 평균 16만건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 점도 신규수요 유입을 반영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12.5%로 늘어난 RPS 의무공급비율을 채우기 위해 의무공급사들이 충당해야할 REC물량도 많아져 당분간 REC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태양광사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RPS입찰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사업자들이 고정가격계약으로 빠져나가고, 공급사들의 거래물량이 늘어나면서 REC가격도 상승하고 있다”며 “올해 의무공급비율이 크게 오른만큼 향후 몇 달 동안 REC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MP와 REC가격 동반상승이 이어지자 일부 사업자 사이에선 RPS입찰 계약을 파기하고, 현물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해 하반기 RPS입찰 평균가격은 14만3120원이지만 20일 기준 현물시장가격은 21만1772원으로 32.4%의 수익을 더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현물시장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일부 사업자들이  RPS입찰계약 파기 후 현물시장으로 들어가려고 문의하는 사례도 있다”며 “RPS계약을 파기할 경우 사업자는 3년 동안 RPS입찰시장에 들어갈 수 없을 뿐더러 현물시장의 변동성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과 단기 수익을 비교해 시장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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