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硏, 리뉴시스템에 기술이전…설비 구축 및 사업화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찍는 화학연구원 및 리뉴시스템 관계자들.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찍는 화학연구원 및 리뉴시스템 관계자들.

[이투뉴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은 23일 저온에서 폐PET를 완전분해할 수 있는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해 리뉴시스템에 기술이전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미혜 화학연 원장, 이종용 리뉴시스템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화학연의 조정모 박사 연구팀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서 해중합(중합체를 분해해 단위체 생성) 기술 상용화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에너지 사용량과 경제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저온 해중합 기술과 이를 연계, 적은 에너지만으로 다양한 단량체를 제조할 수 있는 플랫폼 생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리뉴시스템은 이번 협약에 따라 석유화학 기반 플라스틱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단량체 제조에 응용할 계획이며, 다양한 특수 플라스틱 합성을 위한 고부가 첨가제 원료 제조기술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폐PET 재활용 산업에서는 기존 플라스틱의 화학구조를 유지한 채 오염된 플라스틱을 분류·파쇄·세척하는 과정을 거쳐 물리적으로 재가공하는 ‘비순환형 재활용 기술’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런 기계적 재활용은 기존 플라스틱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고 재활용 횟수도 제한적인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합성 이전의 원재료로 되돌려 재활용이 가능한 ‘화학적 재활용’이 대안으로 주목 받는다. 다만 고온·고압 반응조건에서 수행되는 해중합 반응 특성과 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많은 에너지가 요구돼 채산성이 낮아 상용화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폐플라스틱 중 폐PET병이나 폐폴리에스터섬유를 상온에서 매우 적은 양의 에너지만으로도 완전히 분해해 재원료화함으로써 기존의 석유유래 제품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자원 재순환형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해중합 기술은 고온·고압 조건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심하고 오염물질에 의한 단량체 제품의 수율이 낮아지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상온에서 높은 반응을 나타내는 저가 촉매를 반응에 적용했다. 또 부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도입해 고부가 단량체인 디메틸테레프탈레이트를 고수율·고순도로 제조할 수 있다.

아울러 제조된 DMT를 반응중간체로 사용해 100℃ 이하의 저온에서 다양한 고부가 재생단량체를 제조할 수 있는 플랫폼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최소한의 공정변수 조절과 투입원료 변경만으로 동일한 공정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운전 특성으로 재생원료의 가격이나 시장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목적 친환경 소재 제조공법이다.

연구팀은 이외에도 유색·저급 PET 및 폐폴리에스터 섬유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 국산화 뿐 아니라 해외기술시장 진출까지 노릴 수 있는 상용 해중합 공정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혜 화학연 원장은 “이번 성과는 세계적으로 대두되는 폐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를 완화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석유화학제품 원료를 폐자원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며 “국내 플라스틱 화학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세계시장 진출 또한 가능한 해중합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연은 이번 연구성과를 리뉴시스템에 기술이전해 파일롯 규모의 연속 실증설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리뉴시스템은 연내에 공정 최적화를 마무리하고, 축적된 시제품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안정적인 생산설비의 개념 완성과 함께 본격적인 사업화를 준비할 계획이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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