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글로벌 에너지 허브 도약 심장" 축사

▲한국에너지공대 입학식 전경
▲한국에너지공대 입학식 전경

[이투뉴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으로 설립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총장 윤의준)가 학부생 108명과 대학원생 26명을 선발한 가운데 2일 개교했다. 2050년까지 에너지분야 세계 TOP 10 공과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막대한 재정을 전력공기업 투자비와 전기소비자가 낸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합당하냐는 논란은 여전하다.

에너지공대는 이날 나주 캠퍼스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정승일 이사장(한전 사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입생 입학식을 겸한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축사를 통해 "한국에너지공대는 노무현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일관된 국정철학이 담겨있다"며 국가균형발전 측면의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는 나주를 혁신도시로 지정하고 한전을 이전시켰고, 문 정부는 그에 더해 세계 최대 신안 해상풍력단지 등 서남해안을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며 "광주·전남의 글로벌 에너지 허브 도약에 한국에너지공대가 심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국에너지공대가 '2050년 에너지 분야 세계 TOP 10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과 재정을 아낌없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8289억원을 투자해 에너지AI(인공지능), 에너지신소재, 차세대 그리드, 수소에너지, 환경·기후기술 등을 중점 연구하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특화 연구·창업형 인재양성 대학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학과간 칸막이가 없는 단일학부에서 학습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해외석학이나 세계적 수준의 명망있는 교수진과 토론하면서 국제감각과 통찰력을 키우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세계 TOP 10 공대로는 미국 MIT와 스탠퍼드, UC버클리, 영국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ICL, 싱가포르 난양공대와 NUS, 스위스 ETH쮜리히와 EPFL 등이 꼽힌다.

윤의준 총장은 비전 선포식에서 "전력에너지분야로 선택과 집중한 작지만 강한 대학, 국가와 지역경제발전을 선도하는 글로컬 대학, 다자간 자원역량을 공유하는 연합형 대학, 기존대학 교육모델을 뛰어넘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래혁신 대학으로 인류와 국가, 지역에 공헌하고 미래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겠다"면서 "역사의 시작이 될 신입생들이 글로벌 에너지리더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대한 포부를 안고 일단 개교했으나 향후 재정조달과 우수 교수진 확보, 캠퍼스 완공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산적해 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부영그룹으로부터 40만㎡규모의 골프장 부지를 무상으로 받았지만 개교를 서두르는 바람에 4층 규모 행정·강의동과 임대교사만을 확보한 채 학사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입장이다. 막대한 재정 조달도 과제다. 지금까지 투입된 1500억원은 한전과 전력그룹사가 부담했으나 앞으로는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분담해야 한다.

당국은 대학운영을 위해 2031년까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시설투자비와 운영비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전기사업빕 시행령을 개정해 전력산업기반기금(전기료의 3.7% 징수)을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로 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방대학들이 정원미달로 신음하는 가운데 전기소비자가 낸 기금을 특정 지역대학에 투입하는 것이 합당하냐는 논란은 여전하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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