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 박철호 박사, 신기술 통해 탈염과 에너지 추출 동시에

▲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의 박철호 박사가 전기화학적 에너지생성시스템에서 출력을 확인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의 박철호 박사가 전기화학적 에너지생성시스의 출력을 확인하고 있다.

[이투뉴스]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해수담수화의 에너지 소비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 기술진이 담수화 과정에서 에너지소비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물의 필요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해수를 담수로 만들기 위해선 막대한 전기가 쓰여지고, 이 전기를 생산하기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 더 큰 기후변화를 초래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별연구센터 박철호 박사 연구진은 해수담수화와 같은 탈염공정에서의 에너지소비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이온선택성 나노분리막과 전기화학적 에너지생성시스템인 ‘EC-desalination’ 공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 공정은 압력을 통해 탈염과 동시에 전기화학적으로 전력을 추출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압력응답성 나노여과막에 이온선택성을 갖는 새로운 나노분리막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나노여과막에 의한 탈염과정에서 이온의 선택적 투과에 의한 전위차를 발생시키는 에너지 하베스팅 개념을 도입, 자연적인 에너지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전기에너지를 수확해 전력소비량을 낮추는 신기술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분리막은 기존 압력응답성 나노여과막의 기본 성능에 1가이온과 양이온 또는 음이온을 선택적으로 투과하는 기능을 가졌다. 막을 사이에 두고 이온의 선택적 이동에 따라 전위차를 발생시킨다.

에너지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은 전기뱀장어가 전기를 생산할 때 이온으로 채워진 막이 두 이온의 선택적 이동을 허용해 전력이 뿜어지는 원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나노분리막을 통해 투과된 물에는 1가이온이 함유돼 있어 식수원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진은 투과수 내 이온을 제거하고 전극의 전위차를 활용하기 위해 활성금속삽입 전극을 도입해 에너지 추출량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완성한 탈염시스템은 기존 역삼투법 독립시스템에 비해 소비되는 에너지가 51%까지 저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수처리시스템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12억2000만달러(1조4804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대표적인 수처리시장인 해수담수화 뿐 아니라 산업용폐수에도 적용할 수 있어 에너지 절감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박철호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나노분리막의 새로운 기능을 구현해 탈염과 동시에 에너지 하베스팅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보여줬고 기존 탈염기술의 에너지효율 증대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 큰 전기를 마련했다”며 “산업분야의 처리수 상태에 맞게 분리막과 전극을 쉽게 최적화될 수 있어 가시적인 수치 이상으로 에너지소비량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재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Nano Energy(IF 17.881 JCR Materials Science 분야 5위, 상위 97.53%)’ 4월 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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