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우리나라의 휘발유값이 세계에서 4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유가정보 웹사이트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21일 기준 리터당 1.33달러. 그러나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은 이보다 25.9% 높은 1.68달러(1994.39원)로 드러났다. 이는 집계대상 세계 170개국 가운데 42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아시아권역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 다음으로 3번째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나라마다 차이가 큰 편으로 선진국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산유국이나 개발도상국은 저가정책을 쓰고 있다. 예컨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리비아는 0.03달러, 이란은 0.05달러로 0.1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에 휘발유가 가장 비싼 곳은 홍콩으로 2.88달러였으며 네덜란드(2.58달러), 노르웨이(2.50달러), 이탈리아(2.31달러), 독일(2.30달러) 등 유럽국가들이 고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웃 일본은 1.43달러, 중국은 1.46달러로 각각 세계 평균보다 0.1달러 이상 높았으며 미국은 평균보다 0.1달러 낮은 1.23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 수준.

이처럼 휘발유값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크게 오른데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비싼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휘발유 가격 급등은 소비자들의 강한 반발을 초래해 스페인에서는 최근 트럭 기사들이 고속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는 등 곳곳에서 시위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휘발유 가격에 붙어있는 유류세가 과중하다는 부담에 따라 역대급으로 낮은 세금20%를 인하했으나 최근들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휘발유값 상승으로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4월말로 한시적으로 돼 있던 유류세 인하를 3개월 더 연장한다고 발표한 상태. 그러나 고유가에 대한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유류세 인하 폭을 다시 10% 내려 30%를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류세 인하 움직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영국도 1년간 리터당 5펜스(약 80원)를 최근 인하했으며 이탈리아도 유류세를 리터당 5유로센트(약 336원) 내렸다.

3월 넷째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1원을 기록한 우리나라의 경우 유류세 인하폭을 추가로 10% 더 내려 30%를 적용하면 휘발유는 82원, 경유는 58원 정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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