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62%↑…신규 R&D 과제에 역대 최대 442억원
해외 수전해 시장에 ‘팀 코리아’로 진출하는 발판 기대

[이투뉴스] 수소 생태계 확대를 위해 올 한해 수소산업 전주기 분야의 국가연구개발 과제에 1718억원이 지원된다. 작년 예산 1060억원 보다 약 62.1%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신규 R&D 과제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총 442억원이 지원된다.

올해 수소 분야 R&D는 수소 생산, 저장, 활용 및 안전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서의 핵심기술 개발 및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기획됐다. 다수의 대규모 실증과제를 통해 현재 연구단계 수준의 수소기술을 조속히 상용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에 선정된 총 22개의 신규과제 수행기관들은 지난 1월 말 2022년 수소 분야 R&D 과제 기획 공고가 나간 이후 지난 3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의 평가를 통해 선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소 생산 분야의 경우 경제성 있는 수전해 설비 운용 기술 확보를 위해 10㎿급 이상의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 실시 등 청정수소 생산 기반 강화에 비중을 뒀다. 수전해 시스템은 전기로 물을 분해하여 산소 및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로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알칼라인(AEC), 고분자전해질(PEM), 고체산화물(SOEC), 음이온교환막(AEM) 4가지 타입이다.

오는 2026년 3월까지 48개월 동안 제주 구좌읍 풍력단지에서 수행되는 재생에너지 연계 청정수소 생산 실증 계획에는 국비 299억900만원과 민자 323억4500만원 등 총 사업비 약 622억5400만원이 투입된다. 한국남부발전이 주관기관으로 할로하이드로젠, 선보유니텍, SK에코플랜트, 예스티, 지필로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공단, 미래기준연구소, 제주에너지공사, 제주대학교, 제주도청이 참여한다.

지난 2017년 제주 상명풍력단지 내 260㎾급 수전해 기술개발 및 실증과제를 시작으로 2㎿급(나주), 3㎿급(제주행원) 등의 소규모 수전해 실증이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왔다. 이번 실증사업은 앞선 실증과제들이 해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규모라는 점을 감안해 대규모 실증을 통해 대규모 수전해 시스템의 최적 운전조건과 그린수소 생산 데이터, 경제성 데이터 등을 축적하는 한편, 각 타입별 국내외 수전해 설비 간 비교 평가를 통해 국내 수전해 기술력 향상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제주 구좌읍 30㎿ 풍력단지 내 12.5㎿급 수전해 설비를 구축하고,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기반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이번 과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사업이 종료되는 2026년에는 연간 약 1000톤 규모의 청정수소가 생산되어 제주도 내 수소청소차 약 300대 및 수소터빈 혼소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향후 수전해 조기 상용화는 물론 해외 수전해 시장에 ‘팀코리아(Team Korea)’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수전해 시장은 2030년까지 영국 10GW, 프랑스 6GW, 독일 5GW, 포르투갈 5GW 등의 생산설비가 구축될 예정이다.

◆한국형 액화수소 안전기준 제정 위한 기술개발
수소 운송·저장 분야의 경우 기체수소 대비 약 800분의 1로 부피 절감이 가능한 액화수소 저장기술과 수소탱크, 압축기 등 수소설비 부품의 원가 절감 및 고성능화를 위한 기술개발이 추진된다. 

현재 가용한 액화수소 트레일러는 모두 외산 제품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3톤급 액화수소 트레일러가 우리 기술로 개발되면 2025년경에는 국내 액화수소 플랜트에서 나오는 액화수소를 운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상용차용 수소 저장용기 원가 30% 이상 절감을 목표로 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해 이를 기반으로 수소상용차의 가격 절감을 통해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활용 분야는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모빌리티를 수소 모빌리티로 전환하고, 암모니아 주입 연료전지 원천기술개발 및 연료전지 신뢰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현재 철강업계, 대규모 물류창고 등 실제로 지게차가 대량으로 사용되는 현장에 100대 규모의 수소지게차 운행 실증을 추진하여 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증 기준을 수립하는 등 산업기계의 수소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단지 내에서 수소 모빌리티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단지 내에 입주한 기업의 부대시설에 자가 사용 목적의 수소저장·충전 시설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여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는 기대다.

오는 2026년 3월까지 이어지는 수소지게차 상용화를 위한 실증기반 신뢰성 검증기술 개발 계획은 국비 140억원과 민자 17억원 등 총 사업비 157억원이 투입된다. 실증규모는 5톤 기준 지게차 100대다. 고려아연 공장, 경동물류 창고 등이 실증시설이며,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 주관기관, 고려아연과 경동물류가 수요기관, 서울대와 조선대, H2KOREA가 참여기관이다.

이와 함께 연료전지 신뢰성 향상을 위해 국내 KOLAS 인정 시험기관이 직접 내구성 및 수명을 검증하는 과제와 그린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의 원천기술 확보도 지원한다.

수소 안전 분야의 경우에는 해외 액화수소 생산설비가 국내에 도입되는 가운데 한국형 액화수소 안전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핵심부품 및 시설의 성능을 검증하고,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술개발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액화수소 핵심부품 및 설비의 성능검증, 실증시험 경험을 축적하고 극저온 환경에 부합하는 안전기준을 제도화시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수용성을 높여 수소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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