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AI 활용한 측정모델 개발…1만 가구 27초면 측정
4만가구에 달하는 데이터로 학습, 검증결과 오차도 적어

[이투뉴스] 4만여 가구에서 나온 다양한 건물에너지 데이터를 학습한 AI-모델을 통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델을 활용할 경우 건물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노후 건축물 에너지 성능개선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에너지ICT융합연구단 김종훈 박사 연구진은 현장방문 없이 AI를 활용해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측정모델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건축물 저탄소 에너지효율화 리모델링 최적모델 개발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공공 엔지니어링 분야 상위 3.6% 해당하는 ‘Building and Environment 저널’에 게재됐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건물부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기존 건물의 에너지 성능 수준을 파악하는 에너지 진단과 모델링이 필수적이다. 건물의 열관류율 및 기밀도 등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 건물에너지 성능을 분석하기 위해선 여러 시뮬레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파악하려면 외벽의 열관류율(실내외 온도차가 1°C일 때 외피를 통해 통과하는 열량, 값이 작을수록 단열 성능이 높음)과 기밀도 등을 현장에서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일 경우 모든 대상 건축물의 성능을 실측하기 어렵고, 여건 또한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연구진은 에너지 진단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 AI를 활용해 건물 에너지 성능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AI-모델은 4만 가구에 달하는 데이터에서 확보한 다양한 입력변수를 기반으로 학습과정을 거쳤다. 이 모델을 준공연도별 열관류율과 난방면적을 입력변수로 학습된 AI모델과 성능을 비교한 결과 NRMSE(정규평균제곱근 오차) 3%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 노후 단독주택(2013년 에너지효율개선 대상주택 3061가구)을 검증한 결과 1.4% 오차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국내 노후주택 에너지 요구량 예측모델 개발 구성도.
▲국내 노후주택 에너지 요구량 예측모델 개발 구성도.

건물 에너지 성능 측정을 위한 AI모델은 건물마다 별도로 수행하는 시뮬레이션 모델링 없이 연구진이 개발한 주요변수 입력만으로 대상가구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제 전국에 분포한 노후주택 5만 가구의 데이터를 이용해 모델 훈련과 검증을 수행했고, 임의로 데이터 분할 및 검증을 100회 시도한 결과 NRMSE 표준편차가 0.25%로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예측 모델로 1만가구의 에너지 성능을 예측하는데 걸린 시간은 27초에 불과했다. 현장조사의 경우 가구당 1∼2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시간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 또 코로나19 등의 시기에 비대면 방법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종훈 에기연 박사는 “개발한 예측모델을 이용하면 건축물 에너지 성능개선 사업을 시작하기 전 대략적인 건물 성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AI에 기반한 디지털화가 에너지 진단 방법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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