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롯데 이어 국내 5대 기업 동참
"전력 다소비기업 참여 긍정적" 반응

[이투뉴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국제 캠페인 RE100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참여한다. 지난해 RE100에 가입한 SK그룹과 LG그룹, 내년 가입을 선언한 롯데케미칼을 포함하면 국내 5대 기업이 모두 RE100에 참여하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5일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위아 주요 4개사가 RE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그룹 4개사는 작년 7월 글로벌 RE100 가입을 선언했다. 이후 각 사별로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최종 승인을 받았다.

4개사는 공동 진출한 글로벌 사업장에서 RE100 대응 협업체계를 갖추고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패널 등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직접 재생에너지 생산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거래계약(PPA) ▶한전을 통한 녹색 프리미엄 전력 구매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포함해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친환경 스마트팩토리 구축, 차량 전동화 전환, 부품 공급망 탄소중립 유도 및 지원 등 탄소중립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RE100 가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입 목표시기와 구체적인 목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환경리스크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제도만 갖춰지면 RE100에 참여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부담과 재생에너지 전력조달이 쉽지 않다는 문제로 가입 선언을 미뤄왔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사업장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영국의 에너지연구기관 엠버는 삼성전자의 2020년 연간 전력소비량이 22.9TWh로 국내 태양광·풍력 발전량(21.5TWh)보다 많다고 지적했으며, 유럽 최대 연기금 운용사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도 삼성전자의 RE100 가입을 포함한 탄소배출 감축을 주문하며 압박했다.

기후솔루션 등의 기후환경단체도 22일 "삼성과 시민사회가 협력하면 다른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소비를 촉진할 수 있으며, 투자자들에겐 올바른 재생에너지가격 지표를 제공하고 더 나은 전력시장을 조성할 수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전력 다소비 기업이 RE100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다만 원활하게 RE100을 이행하기 위해선 정부의 규제와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국내에서 누구나 들어도 알법한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한다는 것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입장에서 PPA를 통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봐 긍정적"이라며 "다만 현재 글로벌 전력요금과 비교하면 국내 요금이 지나치게 싸고 국내 RE100 이행방안의 높은 추가요금으로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용 전기요금 정상화와 배출권거래제를 강화 등 너무 낮은 요금을 올리고 RE100 참여 기업이 추가요금을 내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준으로 다른 국가와 요금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RE100이 의무가 아닌 자발적 참여라는 점에 착안해 정부도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100은 글로벌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그룹과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자발적 참여 캠페인이다. 전세계 350여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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