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회 법률사무소 이이(EE, 怡怡) 변호사

▲구민회 법률사무소 이이(EE, 怡怡) 변호사
구민회
법률사무소이이
(EE, 怡怡)
변호사

[이투뉴스 칼럼 / 구민회] 올해 3월 19일 산업부는 2020년에 실시한 에너지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9년의 우리나라 (수요)부문 전체의 에너지소비는 2016년 대비 연평균 1.7% 증가했다.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60.2%를 차지하는 산업부문은 연평균 1.6% 증가했고, 수송 부문의 에너지소비는 연평균 2.7%나 증가해서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의 20.8%에서 2019년에는 21.4%로 상승했다. 반면 상업·공공 부문의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1.2%로 다른 부문에 비해서 낮은 편이었고, 가정부문의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전체 부문에서 가장 낮은 0.4%에 그쳤다.

산업부의 보도자료는 ‘에너지총조사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장기 에너지 수요전망과 중장기 에너지정책 개발 등에 적극 활용하겠다’며 마무리를 짓는데, 고작 이게 분석과 평가의 전부인가? 

2050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 NDC 목표가 강화되고, 탄소중립법령이 시행되었다면, 산업부는 에너지 총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음 내용들을 분석하고 평가해야만 했다. ①이처럼 에너지소비가 계속 증가하더라도 2030NDC 목표와 2050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문제가 없는가, ②문제가 있다면 적정 증가율은 얼마인가, ③언제쯤 감소세로 돌아서야 2030NDC목표나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가, ④에너지소비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절약과 에너지효율향상에 대한 관심과 노력과 투자는 충분하고 적절한가, ⑤관심과 노력과 투자는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에너지소비가 줄어들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턱없이 부족해서 그런건가.

이에 대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담당자들이 자기 일로 여기고 고민해 줄 것을 희망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3월 18일에 공개된 2020년도 에너지총조사 보고서와 데이터의 내용 중 산업부문에 대해 간단히 짚어 보고자 한다.   

산업부문은 에너지를 원료용, 설비용, 수송용, 기타(난방, 조명 등) 이렇게 네 가지 용도로 사용한다. 원료용은 다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에너지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석유제품 생산용 원유, 석유화학 제품용 납사, 코크스 제조용 유연탄이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는 생산활동 자체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탄소·저탄소 에너지를 원료용 에너지로 쓰려면 공정 자체를 완전히 다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다(즉, 투자해도 쉽지 않다). 반면, 설비용은 보일러, 요·로, 건조기, 동력용 및 기타 공정용에서 사용한 에너지라서 원료용만큼 전환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즉, 투자하면 가능하다).  

그런데 발표된 보고서와 데이터에 의하면, 산업부문 전체에서 에너지소비비중은 원료용:(설비용+기타)=50.9:48.3이지만 온실가스 배출비중은 원료용:(설비용+기타)=30.1:69.2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비용과 기타(난방, 조명 등) 용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3억2985만9000tCO2eq인 반면, 원료용의 온실가스 배출량은1억4384만6000tCO2eq에 불과하다.  

 

▲출처: 2020 산업부문(대상년도:2019) 에너지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 page 82,  page 83,  page 85.
▲출처: 2020 산업부문(대상년도:2019) 에너지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 page 82, page 83, page 85.

한편 설비용 중 보일러용만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3.4%인 1억1019만6000tCO2eq를 배출하였고, 고로, 전로가스 등에 석탄을 사용해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8만7724tCO2eq나 되어 전체 산업부문 배출량의 18.4%나 차지한다. 또한 설비용과 기타 용도로 전력을 소비해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무려 12만7884tCO2eq로 이것만 전체산업부문 배출량의 26.8%이다. 

결국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은 ①보일러, 요·로, 건조기, 동력용 및 기타 공정용에서 사용하는 설비용 에너지를 무탄소·저탄소화 하는가 ②적은 양의 탄소만 배출해서 만들어진 전력을 설비용과 기타용도로 공급하고 사용할 것인가의 두 가지로 모아질 수 있다.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것이 탄소중립을 향한 바르고 빠른 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관심도 적었지만 관심이 있어도 말로만 떠들었다. 에너지소비는 에너지절약과 에너지효율향상에 대한 적절하고도 충분한 관심과 노력과 투자가 있어야만 줄어든다. 온실가스 배출의 큰 책임이 있는 산업부문, 그 중에서도 연료용에너지로 인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행동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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