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그래핀쉘 적용해 비활성화 억제…내구성 200%이상 향상
에기硏, 자체개발 다공성 그래핀 합성기술 ‘액트로’에 기술 이전

[이투뉴스] 에너지원을 저장·공급하는 차세대 에너지 소자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차전지와 연료전지의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까지 연결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6일 대전 본원에서 고온에너지전환연구실 김희연 박사 연구진이 개발한 ‘다공성 그래핀쉘 코팅기술’을 액트로(대표 하동길)에 넘겨주는 기술이전 체결식을 가졌다. 정밀부품 제조 전문기업인 액트로는 이전된 기술을 기반으로 전극소재를 양산, 국내 공급은 물론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하동길 액트로 대표(왼쪽부터), 김희연 에기연 책임연구원, 김종남 연구원장이 기술이전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하동길 액트로 대표(왼쪽부터), 김희연 에기연 책임연구원, 김종남 연구원장이 기술이전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 기술은 연료전지 촉매와 이차전지 전극의 내구성 저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기술로, 다공성 그래핀쉘을 연료전지 전극용 백금(또는 백금-전이금속 합금) 촉매와 이차전지 전극용 실리콘산화물에 적용해 내구성을 20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2010년대 초부터 꿈의 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적용한 전극소재 연구에 집중해왔다. 특히 모두가 흠집이 없는 매끈한 그래핀을 만드는 데 집중할 때 오히려 고정관념을 깨고 구멍이 숭숭 뚫린 다공성 그래핀 연구에 매달렸다.

연구를 통해 다공성 그래핀을 금속 촉매의 표면에 코팅하는 경우 중간중간 구멍을 가진 그래핀 껍질의 신축성과 보호 효과로, 연료전지 및 이차전지의 성능저하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핀은 탄소원자 한 개의 두께인 0.3nm 두께의 얇은 막으로 가벼우면서도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내구성이 뛰어나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반도체 공정에 주로 적용되던 화학기상증착 공정을 응용했다. 전극 물질이 놓인 반응 챔버 내에 기체 상태의 탄화수소(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합물) 물질을 저농도로 흘려주는 것만으로 연료전지용 백금계 촉매 및 이차전지 전극용 실리콘 나노입자의 표면에 다공성 그래핀쉘을 코팅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은 공정이 매우 간단하고, 처리 시간이 수 초에서 수 분 내외로 짧으며, 온도와 반응물의 농도 조절만으로 그래핀쉘의 형상 및 두께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이에 더해 촉매 10kg을 코팅하는데 원료비가 몇백원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해 적은 예산으로 단기간에 사업화도 용이하다.

모든 종류의 배터리는 충·방전 과정에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손상이 발생하고 충전효율이 저하된다. 그러나 차세대 음극재인 실리콘 나노입자에 그래핀쉘을 코팅하면 충·방전 과정의 팽창과 수축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면서 수명저하(전극의 비활성화)를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연료전지 전극용 촉매의 경우 가동 중 촉매 입자의 심각한 비활성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하지만 촉매 표면에 코팅된 다공성 그래핀쉘의 보호 효과로 촉매 입자의 응집, 부식, 탈락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더불어 그래핀쉘에 숭숭 뚫린 구멍을 통해 반응물이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촉매 성능 저하도 최소화한다.

연구책임자인 김희연 에기연 박사는 “이번 기술이전은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된 소재기술에 대한 사업화로써 매우 드문 사례”라며 “K-소부장 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소경제 및 친환경 에너지시스템의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이전을 받은 하동길 액트로 대표는 “스마트폰 부품 사업 일변도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미래성장 먹거리를 선정해 투자 및 추가증설 계획을 통해 향후 소재기술 분야 입지를 강화할 것”며 포부를 밝혔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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