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硏, 경남 고성 고려화공서 실규모 실증시험 성료

▲한전 전력연구원이 2일 경남 고성군 고려화공 시험장에서 154kV 변압기를 활용한 실규모 화재 실증시험을 벌였다.
▲한전 전력연구원이 2일 경남 고성군 고려화공 시험장에서 154kV 변압기를 활용한 실규모 화재 실증시험을 벌였다.

[이투뉴스] 변압기 부싱 열화와 그에 따른 절연유 분출로 발생하는 154kV급 변압기 화재를 실제 규모로 재현해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첫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한전 전력연구원(원장 이중호)은 2일 경남 고성군 고려화공 공장에서 154kV 변압기를 활용한 실규모 화재 실증시험을 벌였다.

변압기 부싱은 핵심 변전설비 중 하나로 상시 전압이 걸린 상태로 외부에 노출되는 가혹한 환경에서 운전하는 탓에 높은 설비 신뢰성과 안정적 운영기술을 요구한다. 국내에서 지난 15년간 발생한 변압기 화재 가운데 중 부싱 기인 사고는 62.5%에 달한다. 국제대전력망협의회(CIGRE) 통계를 보면, 국외 변압기 화재사고 중 부싱 비중은 37.3%이며 그 중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46.1%에 달한다.

이에 전력연구원은 안정적인 변전설비 운용을 위해 2019년부터 2년간 '변압기 부싱 절연열화 新진단기술' 연구를 수행하면서 부싱 진단기술을 개발하고 화재 메커니즘을 규명해 왔다. 연구원이 밝혀낸 변압기 부싱 화재 메커니즘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상시적으로 걸려있는 전압과 외부 오염 등에 의해 부싱 탭에서 절연물의 열화가 발생하는 1단계로 시작해 부싱탭에서 절연파괴가 일어나 아크가 발생하는 2단계, 아크에 의해 절연유가 기화됨으로써 압력이 증가하고 그 때문에 절연유가 외부로 분출되는 3단계, 분출된 절연유가 발화돼 부싱 주변서 화재가 발생 4단계, 흘러내린 절연유로 불이 옮겨 붙어 화재가 크게 확산되는 마지막 단계로 이어진다.

이 화재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에 세계 최초로 154kV급 변압기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규모 변압기 부싱 고장 실규모 변압기 화재 현장실증을 벌였다. 변압기실 내부의 최대 화재 발생 조건을 가정해 불길의 높이가 10m정도 되는 화재 확산을 단계적으로 구현, 실제 부싱고장에 의한 화재와 유사하게 모사했다.

이 과정에 전력연구원은 한전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의 카메라 및 CCTV 등을 통해 영상을 취득하고 화재 판정이 가능한 인공지능(AI)기반 자동 영상인식 기술과 고려화공사측 고체 에어로졸 소화기술도 함께 시연했다. 

전력연구원 차세대송변전연구소 관계자는 "실증을 통해 변압기 화재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영상감지시스템 및 신규 소화약재 시연으로 변압기 화재의 조기 진압 가능성을 검증했다"면서 "향후 변압기 부싱 고장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적 근간을 마련하고, 화재 프로세스 단계별 적정 방재기술을 검토해 전력설비 운전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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