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석유제품 배송 시작, 한숨 돌린 S-OIL 주유소 사업자
SK·GS 운송기사도 화물연대 가입 추진…현대오일뱅크는 관망

▲군산저유소에서 탱크로리차를 늘어놓고 시위하고 있는 화물연대 S-OIL 탱크로리지부 운송기사들.
▲군산저유소에서 탱크로리차를 늘어놓고 시위하고 있는 화물연대 S-OIL 탱크로리지부 운송기사들.

[이투뉴스] 22일 동안 이어졌던 S-OIL 운송기사 파업이 우여곡절 끝에 철회돼 1일부터 정상적인 배송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S-OIL 주유소 사업자들도 한숨 돌렸다는 평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타 정유사 탱크로리 운송기사들도 파업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유소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화물연대 S-OIL 탱크로리지부는 회사측과 운임 및 근무조건 등에 대해 잠정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22일 간의 파업을 끝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파업은 S-OIL 석유제품을 실어나르는 운송기사들이 지난 4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개인사업자 간 연대 및 화물연대에 가입하면서 비롯됐다. 이들 운송기사들은 노동조합 형태의 모임을 결성한 후 상견례를 요청하자 회사측이 곧바로 휴게실 폐쇄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또 조합원에 대해서만 배차정지를 시키는 등 부당행위를 이어나갔다고 비난했다.

운송기사들이 꼽은 불만사항 가운데 하나는 불합리한 근무시간이다. 오전 7시에 저유소로 출근해 업무가 끝나면 오후 10시, 11시가 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주장이다.

한 운송기사는 “모두 가정이 있고 자식을 키우는 집안의 가장인데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고 차량에서 쪽잠을 자면서 생활했다”며 “차라리 시간만큼 일이라도 한다면 수익이 늘텐데 중간 대기시간도 굉장히 길다”고 문제점을 털어놓았다. 그는 “월 1000만원을 벌면 수수료로 8%를 지급하고 이어 세차비, 탱크로리차량 할부금 및 보험료, 거점 주차비, 통행료, 유류비 등이 나간다”며 “특히 고유가로 한 달에 유류비만 400만원이 나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운송기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천, 강원 영동, 경북 영천, 경기 판교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파업을 벌였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운송기사는 S-OIL 전체 운송기사 300명 중 90%인 280명에 달했다는 전언이다.

화물연대 S-OIL 탱크로리지부 관계자는 “S-OIL 인권경영방침을 보면 협력업체는 동종업계 종사자보다 기본 노무단가를 높게 쳐줘야 한다”며 “그런데 그동안의 관행을 들어가며 경영방침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S-OIL 본사 수송팀조차도 이런 사실을 모르는 상황”이라며 “우리를 파업으로 몰고간 것은 운송사측의 태도”라고 말을 쏟아냈다.

파업이 장기화되고 개별 주유소에 석유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운송사들은 대체수송차량을 동원해 물류정상화를 위해 힘썼지만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운송사인 금강운수, 남경특수운수, 삼보물류, 한진 등 4개사는 탱크로리지부와 운송기사의 생존권 보장 및 물류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운송료 인상 ▶근로조건 개선 ▶공정배차 ▶고용보장 등에 합의했다.

한편 타 정유사 운송기사들도 모임결성 및 화물연대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향후 석유제품 물류를 둘러싼 2차 힘겨루기가 예상되고 있다. 탱크로리지부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SK에너지와 GS칼텍스 운송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 운송기사들 역시 8월 운송료 재계약 추이를 지켜본 뒤 가입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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